경제난 허덕이는 쿠바, 유엔 기구에 처음으로 '우유 원조' 요청

입력 2024-02-29 04:38  

경제난 허덕이는 쿠바, 유엔 기구에 처음으로 '우유 원조' 요청
WFP, 7세 미만 어린이 지원…쿠바, 내달 1일부터 연료값 5배 인상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만성적인 경제난을 겪고 있는 카리브해 섬나라 쿠바가 처음으로 유엔 인도주의 기구에 어린이용 우유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28일(현지시간) EFE통신에 따르면 쿠바 정부는 최근 세계식량계획(WFP)에 7세 미만 아동에게 안정적으로 탈지우유를 공급할 수 있도록 도움을 요청하는 공식 서한을 보냈다.
쿠바 주재 WFP 사무소 측은 EFE통신 측에 "우리는 (쿠바) 정부로부터 아이들에게 매달 1㎏의 우유를 계속 배급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았음을 확인한다"며 "쿠바가 직면한 심각한 경제 위기 맥락을 고려해 이미 관련 조처를 시행 중"이라고 밝혔다.
WFP는 그러면서 "쿠바에서 WFP에 공식적으로 지원을 요청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쿠바는 이번 달 약 4만8천명의 아이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탈지분유 144t을 WFP로부터 받았다고 EFE는 보도했다.
식량·의약품·전력·소비재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쿠바 주민들에게 우유는 특히 어린이들의 주요 영양 공급원이다.
또 수급 조절을 위해 쿠바 정부가 강력한 통제하에 일정하게 나눠 싼값에 주민들에게 배급하는 식료품 중 하나이기도 하다.
'리브레타'라고 불리는 배급 카드로 얻을 수 있는 물품 중 하나이기도 한데, 최근 몇 달 동안 정부에서 제공하는 우유 공급량이 감소하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수급량을 크게 줄였다.
시골 마을에서는 아예 대체품으로 비타민 음료를 배포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4일 한국과 쿠바 수교를 계기로 연합뉴스가 아바나를 찾았을 때 일반 상점에서 우유를 구할 수는 있었지만, 가격은 매우 비쌌다.
이 나라 한 달 평균 월급이 4천200페소(비공식 환전 환율 기준 1만8천690원)로 알려졌는데, 우유 1㎏ 가격은 1천600∼2천200페소에 달했다. 한 달 월급으로 우유 2㎏밖에 살 수 없는 셈이었다.



쿠바 주민 입장에서 설상가상으로 내달 1일부터는 연료값 및 전기료 인상 조처가 시행된다.
쿠바 관영언론 그란마는 블라디미르 레게이로 알레 재정물가부 장관이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소매 연료 가격 인상 시행 계획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쿠바 주민들이 자동차 연료로 가장 많이 쓰는 일반 휘발유(B90)의 경우 현재 25페소에서 132페소로 5배 이상 급등한다.
이 가격은 3월 1일부터 적용된다.
여기에 더해 시간당 500㎾ 이상 전력을 쓰는 소비자에 대해선 전기 요금이 25% 오를 예정이다.
애초 가격 인상은 2월 1일로 예정돼 있었지만, 정부 컴퓨터 서버의 해킹 공격 의혹 등을 이유로 한 달 연기됐다.
현재 쿠바 주민들은 가격 인상 전 주유를 하기 위해 주유소 앞에서 긴 대기 행렬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우에 따라선 잦은 정전과 생필품난 등으로 인한 2021년 반정부 시위 같은 민심 이반이 표면화할 가능성도 큰 것으로 관측된다.
레게이로 알레 장관은 "그것들(인상된 가격)이 미칠 영향을 알고 있다"며 "이번 조처가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나, 그 영향을 완화하는 일련의 결정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현지 언론 '쿠바데바테'는 보도했다.
walde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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