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전쟁'서 미국에 밀리는 중국, 'AI+ 행동' 내놨다

입력 2024-03-06 06:01  

'AI 전쟁'서 미국에 밀리는 중국, 'AI+ 행동' 내놨다
전인대 업무보고서 첫 개념 제시…"AI 전략적 중요성 인식"
한때 AI 질주하던 중국, 美 제재 압박에 '빅테크 위축'까지 겹쳐


(세종=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 챗GPT를 비롯한 미국의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가 세계 AI 산업 판도를 빠르게 변화시키는 가운데 중국이 'AI+ 행동'으로 이름 붙인 AI 산업 육성책을 새롭게 들고나왔다.
전문가들은 중국 당국이 AI 기술의 전략적 중요성을 새삼 중요하게 인식하면서 향후 미국과 격차를 좁히려고 반도체 분야에서처럼 국가 차원의 종합적인 지원 체계를 한층 강화함으로써 미국의 압박에 맞서려 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정부는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에 보고한 올해 업무보고에서 'AI+ 행동'이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정부는 보고서의 '디지털 경제 혁신 발전' 항목에서 "디지털의 산업화, 산업의 디지털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디지털 기술과 실물 경제의 심도 있는 융합을 촉진하겠다"며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의 연구·응용을 심화하고, '인공지능+ 행동'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정부가 2010년대 인터넷을 산업 전 영역으로 확장하는 '인터넷+'라는 개념을 쓴 적이 있지만, 'AI+ 행동'이라는 개념을 공식적으로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정부는 이어 "인터넷 플랫폼 기업의 혁신 촉진과 고용 확대, 국제 경쟁력 강화를 지지한다"며 "데이터 기초 체계를 완비해 데이터의 개발, 유통, 사용을 추진하고 조속히 전국 일체화 컴퓨팅 체계를 구축한다"고 덧붙였다.
중국 정부는 그간 반도체와 더불어 미중 전략 경쟁의 대표적인 전선으로 부상한 AI 산업 육성 정책을 펴 왔다.
국가 차원의 종합적 지원 강화를 시사하는 'AI+ 행동' 개념은 미국의 대중국 'AI 제재'가 날로 강력해짐에 따라 중국의 미국과의 AI 경쟁력에서 밀려나고 있다는 평가가 부상하는 가운데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미국은 미래 전략산업의 판도를 좌우할 반도체와 AI를 중심으로 대중국 제재망을 강화해왔다.
대표적으로 미국은 AI 칩 분야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가진 엔비디아가 A100, H100 등 고사양 칩의 대중 수출을 막았고, 최근 들어서는 저사양 칩으로까지 통제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이 같은 사정으로 중국의 AI 개발 기업들은 거대언어모델(LLM) 개발 등 과정에서 컴퓨팅 자원을 확보하는 데 서방의 경쟁 기업들보다 더욱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지 않는 통제 사회인 중국의 정치·사회적 특성도 생성형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한 AI의 발전 추세 속에서 산업 발달의 큰 제약 요소가 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과거 중국의 AI 기업들은 안면인식 등 중국 정부가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감시 기술 산업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기술을 빠르게 성장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텍스트, 사진, 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의 자동 생성으로 AI 기술 산업의 중심이 빠르게 옮겨지면서 '사회주의 기본 가치'에 위배되는 콘텐츠 생산이 엄격하게 금지된 중국의 기업에는 커다란 '족쇄'가 채워진 셈이 됐다.
게다가 중국 최대 거부이던 마윈(馬雲)이 2020년 가을 정부 당국의 금융 규제를 비판한 것을 계기로 중국 공산당과 정부가 알리바바, 텐센트 등 '인터넷 공룡' 기업들을 대대적으로 압박하는 규제에 나서 이들 기업들의 사업이 전 영역에서 크게 위축됐다.
결국 중국의 빅테크 단속은 이들 기업이 이끌던 중국 AI 산업 발달의 동력을 훼손하는 결과로 이어진 측면이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지도부가 미국의 반도체 제재에 대항해 거국적인 지원 체계를 강화함으로써 자국의 반도체 산업을 육성시키려던 것처럼 AI의 전략적 중요성을 바탕으로 향후 AI 산업 지원 체계를 강화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장상식 무역협회 동향분석실장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중국이 AI의 전략적 중요성을 새삼 인식하고 선도국인 미국과의 기술 격차를 줄이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과 유사한 AI 투자 모델 채택, 중국 대기업과 핵심 연구 기관 간의 협업 강화, AI 모델에 관한 국가 단위 오픈소스 프로젝트 구축 등을 염두에 두고 있을 수 있다"고 짚었다.
지만수 한국금융연구원 금융지정학센터장은 "과거 인터넷 플러스에서 그랬던 것처럼 중국의 관심은 AI 자체의 발전에도 있지만 이를 전통 산업에서 활용하는 쪽에 맞춰진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의 관심은 생성형 AI처럼 콘텐츠보다는 제조업 경쟁력 유지 쪽에 맞춰져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AI 기술의 응용 분화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ch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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