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 배상비율 천차만별…투자연령·경험 등에 최대 90%p 차이(종합)

입력 2024-03-11 12:16  

ELS 배상비율 천차만별…투자연령·경험 등에 최대 90%p 차이(종합)
은행 대면가입 시 기본배상 30~40% 수준…투자자별 가산·차감 범위 넓어
배상비율 범위 0~100% 가능…판매사 자율배상·제재 절차 뒤따를듯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금융감독원이 11일 제시한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분쟁조정 기준안은 종전처럼 상·하한선을 따로 정하지 않은 채 판매자·투자자별 가산·차감 요인을 상당히 세분화한 게 특징이다.
금감원은 개별 사례에 따라 아예 배상을 못 받는 가능성(배상비율 0%)도, 투자 손실 전액(100%)을 배상받을 수 있는 가능성도 모두 열어뒀다.
다만 사례별 배상비율의 차이는 판매사 요인보다 투자자별 고려 요소에 따라 더 크게 달라지는 구조로 설계됐다.
◇ 투자자별 배상비율 다 달라…"다수는 20~60%에 분포"
이날 금감원이 발표한 기준안 및 그에 따른 배상비율은 판매사 책임과 투자자별 특성을 복잡·세밀하게 따져 결정하는 구조다.
과거 파생결합펀드(DLF) 등 과거 분쟁조정 사례에서는 40~80% 범위에서 배상비율을 제시했지만, 이번 ELS 배상안에서는 상한 및 하한을 따로 두지 않았다.
경우에 따라 '판매사 일방의 책임'(배상비율 100%)이나 '투자자 일방의 책임'(0%)만 인정될 수도 있다는 취지다.
구체적으로 판매사 요인에 따른 배상비율은 23~50% 수준이다.
적합성 원칙, 설명의무 등 판매원칙 위반 정도에 따른 기본배상비율은 20~40%로 설정됐다. 다만 부당권유가 인정되는 사례는 많지 않아 판매사 대부분에 적용되는 기본배상비율은 20~3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내부통제 부실 등 소비자보호 체계 미흡으로 인한 배상비율이 3~10%포인트(p) 가중된다.
이 때문에 투자자 다수의 가입 통로인 '대면(오프라인)·은행'일 경우 기본 배상비율은 30~40%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투자자 요인에 따라 ±45%포인트(p)가 가산 혹은 차감되는 구조다.
판매사 최대 배상비율인 50%가 적용되는 사례를 가정해 볼 경우 투자자 사이에서도 투자 경험 여부나 수익 규모 등에 따라 배상비율은 5%(45%p 차감)부터 95%(45%p 가산)까지 최대 90%p 차이가 날 수 있다.
예를 들어 고령자 등 금융취약계층(5~15%p)이나 예·적금 가입 목적으로 금융회사를 방문했던 것이 인정되는 경우(10%p), ELS 최초 투자(5%p) 시 배상비율은 높아진다.
반면, ELS 투자경험이 많거나 금융지식 수준이 높은 투자자의 경우에는 배상비율이 차감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ELS 가입 횟수가 20회를 초과하는 경우(-2%p)부터는 배상비율이 낮아진다. 지연 상환(-5%p)이나 녹인(knock-in·손실 발생 구간) 경험(-10%p), 손실 경험(-15%p)이 있어도 배상비율이 깎인다.
쟁점이 됐던 재가입자나 증권사 채널을 통한 가입자라는 이유 등으로 배상에서 일률 배제하는 형식은 취하지 않았다.

금감원은 이론적으로 배상비율을 0~100%로 열어뒀다면서도 다수 사례 분포는 20~60%에 분포할 것으로 봤다.
과거 DLF 때보다는 평균 배상비율은 대체로 낮아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독일 국채 10년물 채권의 만기수익률을 기초자산으로 뒀던 DLF가 일반인이 이해하기 어려운 복잡한 상품 구조였던 데 비해, ELS는 상대적으로 정형화·대중화된 상품이라는 게 금융당국 판단이다.
◇ 정교·세밀한 기준안으로 자율배상 압박…"가산·차감 자의적" 지적도
금감원은 분쟁조정 기준안을 바탕으로 판매사들이 자율배상에 적극적으로 나서길 기대하고 있다.
판매 시스템 차원의 불완전판매가 확인된 데다가 이에 따른 구체적인 기준안까지 제시된 만큼 은행·증권사들도 자율배상 논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자율배상이나 금감원의 분쟁조정 절차는 모두 강제성이 없는 것인 만큼 판매사나 투자자 간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법적 소송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회장은 "금감원이 객관적인 수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측면도 보인다"며 "오래 끌수록 자본력이 뒷받침되는 금융사들이 유리해지는 구조인 만큼 금감원이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서 분쟁을 해결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은행과 소비자 모두 아쉬움이 있을 수 있지만 당국 입장에서 최선책을 제시했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은행들이 불완전판매 부분을 수용하지 않을 수도 있는데 그럼 현재 금감원 분조위는 구속력이 낮아 분쟁이 장기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해 당사자들의 예측 가능성과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기준을 상당히 구체적으로 제시한 측면이 있지만 그만큼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지적도 나올 수 있다.
실제 가입 횟수나 상품 이해도, 가입 등으로 가산·차감 비율을 설정한 근거나 이유가 제대로 설명되지 않은 측면도 있다.
가입 횟수 20회를 기준으로 배상비율을 차감하기로 한 이유에 대해서도 특별한 이유를 제시하지 못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지나치게 세밀한 기준안이 합리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오히려 분쟁 조정에는 상당한 혼란을 줄 가능성도 있다"며 "차감 항목이 너무 디테일하고 근거가 충분하지 못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 은행권에 수조원대 과징금 폭탄·CEO 제재 등 가능성도
금감원은 판매사에 대한 인적·금전 제재도 동시에 준비하고 있다.
특히 2021년 금융소비자보호법 제정 이후 처음으로 조 단위 과징금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금소법에 따르면 은행 전반의 불완전판매가 인정될 경우 과징금을 판매 금액의 최대 50%까지 부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작년 말 기준 홍콩H지수 ELS 판매 잔액이 19조원에 육박하는 상황이다.
다만 금융회사가 과징금 등 제재 확정 전 자율적으로 배상에 나설 경우 과징금 규모는 상당히 줄어들 수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앞서 "소비자나 이해관계자에게 적절한 원상회복 조치를 한다면 제재·과징금 감경 요소로 삼는 게 당연하다"고 말한 바 있다.
판매사 최고경영자(CEO) 제재로까지 이어질지도 업계 관심사다.
앞서 금융당국은 DLF 사태 당시 내부통제 기준 '마련 의무' 위반 등을 근거로 CEO들을 중징계한 바 있다.
다만, 현재 지배구조법상 내부통제 기준 '마련 의무'만 있고 '준수 의무'가 없어 법원과 금융당국 간 다른 판단을 내놓은 점, 조직적·반복적 금융사고의 책임을 CEO에 물릴 수 있도록 한 개정안이 아직 시행 전이란 점 등 때문에 제재 수위가 높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sj997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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