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티베트 "5억 투자하면 자녀입시혜택"…교육형평성 놓고 '논란'

입력 2024-03-21 16:25  

中티베트 "5억 투자하면 자녀입시혜택"…교육형평성 놓고 '논란'
"경쟁률 낮아 부유층 자녀 입시에 유리" vs "경제발전 목적 문제없어"


(서울=연합뉴스) 홍제성 기자 = 중국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으로 꼽히는 시짱(西藏·티베트)자치구가 국내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해 자녀 입시 혜택을 제공하는 새로운 정책을 시행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 로이터통신과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티베트 교육당국은 최근 '지역 내 투자자 및 투자기업 운영자의 자녀 입시에 관한 통지'를 통해 거액을 투자하는 외지인 자녀가 이 지역에서 가오카오(高考·대입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자격 요건을 발표했다.
통지에 따르면 투자기업의 투자자 및 운영자는 티베트에 최초 투자 시 300만위안(약 5억5천만원) 이상을 투자해야 하며, 5년 이내에 투자금이나 지분을 회수해서는 안 된다.
투자받은 기업 역시 3년 이상 티베트에 등록하고 세금을 납부해야 하며 티베트 후커우(戶口·호적)를 가진 직원 5명 이상을 5년 이상 고용해야 한다.
투자자와 기업 운영자의 자녀도 3년 이상의 티베트 후커우와 최소 1년 이상 현지 학교 학적을 보유해야 한다.
이런 조건을 모두 충족할 경우 티베트 주민으로서 현지에서 2027년 대입 응시 자격을 갖는다.
이 정책이 세간 이목을 끄는 것은 중국의 교육열이 매우 높은 데다 대도시에 비해 경쟁률이 낮은 티베트가 대학 진학에 절대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은 "전체 인구의 90%가 티베트인인 이 지역은 중국에서 대학입시 문턱이 낮은 지역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일례로 2023년 입시에서 티베트에서 응시한 학생이 750점 만점에 300점을 받고도 중국 상위권 1천200개 대학 중 한 곳에 입학할 수 있었는데, 베이징에서 응시한 학생이 같은 수준의 대학에 입학하려면 448점이 필요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중국 가오카오는 한국과 달리 전국 공통과 지역 자체 출제시험지 중 하나를 선택하는 지역별 시험체제로, 지역에 따라 경쟁률과 합격권이 다르고 소수민족 등에게 입시 우대 혜택도 주어진다.
이번 조치는 중국 지방정부가 자녀 입시 혜택과 투자 촉진 방안을 연계해 시행한 첫 조치이기도 하다고 중국 매체들은 의미를 부여했다.
이 정책이 알려지면서 중국 인터넷상에서는 갑론을박이 빚어지고 있다.
한 누리꾼은 "부유층 자녀가 부모덕으로 대학입시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되는 것은 일반가정 자녀들에게는 명백히 불공평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다른 누리꾼은 "낙후된 지역 경제발전을 촉진하려는 대담한 시도로 특별히 문제 될 것은 없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티베트의 2023년 국내총생산(GDP)은 중국 내에서 가장 경제 규모가 큰 광둥(廣東)성 GDP의 2%도 채 안 되는 2천392억여위안(약 44조원)으로 31개 성·시·자치구 가운데 꼴찌를 기록했다.
다만 이같은 형평성 논란을 의식한 듯 티베트 교육당국은 "조건을 명확히 적용함으로써 위법하거나 편법으로 혜택을 받는 행위를 엄격히 단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국 교육부는 전날 2024년 대입에 관한 일정을 확정 발표하면서 입시 및 입학 정책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올해 가오카오는 오는 6월 7∼8일 이틀에 걸쳐 시행되며 지난해(1천291만명)와 비슷한 규모의 수험생이 응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js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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