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 자치정부 새 내각 출범…가자통치 위한 개혁 시동

입력 2024-04-01 10:49  

팔 자치정부 새 내각 출범…가자통치 위한 개혁 시동
무스타파 신임 총리 등 기술관료 중심 새 얼굴 대거 포진
부패·장기집권·무능 등 오명 씻어낼지 주목
"미국 압박 속 '순교 보상제' 폐지 등 개혁 물밑 시동"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전쟁 후 가자지구를 통치할 유력 후보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가 새 내각을 출범시켰다.
PA가 운영하는 뉴스통신 WAFA에 따르면 마무드 아바스(88) PA 수반은 31일(현지시간) 무함마드 무스타파(69) 신임 총리가 제출한 내각 구성안과 업무 계획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새 내각의 취임식은 요르단강 서안에 있는 자치정부의 임시 행정수도인 라말라에서 열렸다.
아바스 수반은 취임식이 끝난 뒤 새 내각의 권한이 요르단강 서안, 동예루살렘, 가자지구에 적용된다고 밝혔다.
그는 새 내각의 임무 가운데 수반 선거나 의회 선거를 거론하기도 했다.
PA의 새 내각 구성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끝난 뒤 가자지구의 미래에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끄는 미국 정부는 과도기를 거쳐 궁극적으로는 PA가 가자지구를 통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자치구인 가자지구에서 하마스의 군사, 정치 조직을 모두 궤멸한다는 목표를 내걸고 군사작전을 지속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전후 가자지구 점령에 반대하며 팔레스타인인들이 스스로 통치권을 가져야 한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철수는 미국뿐만 아니라 국제사회가 전반적으로 찬성하는 '두 국가 해법'(two-state solution)의 전제 조건이다. 이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합의를 통해 독립국임을 서로 인정하고 평화롭게 공존하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미국 정부는 이스라엘에 극단적 호전성을 지닌 하마스의 해체로 인한 가자지구 통치 공백을 메울 정치세력을 현실적으로 따질 때 후보가 PA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PA는 부정부패, 비효율적 행정, 아바스 수반의 20년 장기집권, 이스라엘과의 유착 의혹 등으로 정통성에 타격을 받고 팔레스타인 주민의 신뢰도 잃은 지 오래다.

바이든 행정부는 그 때문에 PA가 가자지구를 통치하려면 먼저 개혁을 이뤄야 한다는 입장도 강조해왔다.
미국 국무부는 새 내각에 기술관료 중심의 새로운 인사들이 대거 들어왔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무스타파 신임 총리부터 미국에서 교육받고 세계은행(WB)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기술관료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그가 아바스 수반의 오랜 측근이었다는 점을 들어 한계를 안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PA는 미국 정부의 압박에 따라 이미 개혁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바스 수반은 작년 10월 전쟁 발발 무렵에는 가자지구 재통치에 반대했으나 최근 입장을 바꿨다.
미국 폴리티코에 따르면 PA는 그간 논란의 중심에 있던 제도인 '순교 보상'을 폐지하는 방안에 미국 정부와 거의 합의했다.
순교 보상은 이스라엘에 폭력을 행사하는 과정에서 죽거나 다치거나 투옥되면 가족을 금전적으로 지원하는 제도다.
이스라엘은 테러를 부추긴다고 비판하지만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의 폭압적 점령에 대한 저항에 필수적인 지원책이라고 항변해왔다.
PA는 순교 보상을 일반적인 복지제도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은 PA에 폭넓은 개혁안을 제시했다.
개혁안 의제는 오랫동안 요구해온 부패 근절 메커니즘 구축부터 일상적인 과제인 퇴직금 지급방식 변경까지 20여개에 이른다.
미국 정부의 한 고위관리는 폴리티코 인터뷰에서 "(순교보상 폐지 추진 등) 진전이 고무적"이라며 "막후에서 상당한 일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가자지구의 장기적 안정화 노력의 하나로 치안을 맡을 팔레스타인 보안군(군경)의 훈련을 지원할 계획도 세웠다.
주변 아랍국들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PA가 팔레스타인의 전반적 통치 주체가 되려면 개혁이 선행돼야 한다고 본다.
반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이스라엘 극우·유대교 초정통파 연립정부는 PA가 하마스와 다를 바 없다며 미국 계획에 반대한다.
한편, 하마스는 경쟁정파인 파타가 주도하는 PA와 계속 대립각을 세우며 PA의 가자지구 진입을 경계하고 있다.
PA는 2007년까지 가자지구를 통치하다가 하마스에 밀려나 현재 요르단강 서안 일부만 통치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하마스는 PA가 이스라엘과 공조해 구호물자를 호송한다는 명분으로 가자지구 북부에 보안관리를 몰래 들여보냈다며 이날도 날선 반응을 보였다.
jangj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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