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러 침공 책임' 지적 뺀 안보리 결의안 지지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러시아 크렘린궁은 미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침략 책임을 명시하지 않은 결의안에 찬성한 것을 두고 "균형 잡힌 입장"이었다며 반겼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25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미국은 훨씬 더 균형 잡힌 입장을 취하고 있다"며 "이는 우크라이나 분쟁 해결을 위한 노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우리는 확실히 이를 환영한다"며 "이러한 균형 잡힌 입장이 해결에 기여하고자 하는 진정한 열망을 보여준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유엔 안보리는 전날 러시아에 대한 책임 추궁 없이 신속한 전쟁 종결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아 미국이 제출한 결의안을 가결했다. 그러나 미국과 달리 영국과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은 기권했다.
같은 날 유엔 총회에서는 러시아에 대한 규탄 내용이 담긴 우크라이나 제안 결의안이 가결 처리됐는데, 미국은 러시아, 북한, 이란 등과 함께 반대표를 던졌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유럽은 아직 균형 잡힌 신호를 보내지 않고 있다면서 "하지만 아마도 유럽은 미국과 접촉하면서 어떻게든 더 큰 균형을 향해 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에 희토류 개발 협력을 제안할 수 있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 푸틴 대통령이 미국을 신뢰하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페스코프 대변인은 "우리는 우리 자신을 신뢰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을 신뢰한다고 말하기에는 갈 길이 멀다. 신뢰의 분위기를 조성하고 회복하기 위한 조치를 발전시켜야 한다"며 "지난 4년 동안 파괴된 많은 것을 하룻밤 새 복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날 우크라이나 내 유럽 평화유지군 배치를 러시아가 "받아들일 것"이라고 언급한 데 대해 페스코프 대변인은 논평을 삼갔다.
그는 "이 문제에 대해서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이 밝힌 입장이 있다. 거기에 덧붙일 것도 언급할 것도 없다"며 "논평하지 않겠다"고 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유럽 국가들의 평화유지군 파병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중국과 브라질이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과 개도국을 통칭) 국가들과 우크라이나 위기 해결을 지원하기 위해 구상한 '평화의 친구들' 플랫폼에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실행 계획은 논의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러시아와 미국의 회담이 열렸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러시아 외무부는 "오늘 리야드에서 외무부가 참여하는 회의는 열리지 않는다"고 답했다고 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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