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연합뉴스) 유창엽 기자 =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기부금품 부족으로 인해 방글라데시에 거주하는 로힝야족 난민의 한 달 식비를 다음 달부터 현재의 절반 수준인 6달러(약 8천700원)로 줄여야 할 상황에 부닥쳤다며 기부를 호소하고 나섰다.
6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WFP는 전날 방글라데시 남동부 콕스바자르 로힝야족 난민촌을 관장하는 최고위직 관리인 모함메드 라흐만에 보낸 서한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WFP는 서한에서 "기부 부족으로 다음 달부터는 현재의 난민 월 식비 12.50달러(약 1만8천원)를 6달러로 줄이기로 했다"면서 향후 수 주 동안 8천100만달러(약 1천200억원)의 기부를 받는다면 식비 삭감을 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월 6달러 미만의 식비는 최소한의 생존 수준에 머물고 기본적으로 필요한 영양분도 충족하지 못하게 됨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해외원조 중단 조치에 따른 결과는 아니라고 부연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의 조치로 콕스바자르 난민촌 내 병원 업무와 쓰레기 처리 등이 차질을 빚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콕스바자르 난민촌에는 현재 100만명이 넘는 로힝야족이 살고 있다.
무슬림인 이들 난민의 대부분은 미얀마에서 2016년과 2017년 박해를 피해 방글라데시로 넘어왔다. 이들은 과밀집 상태로 거주하며 구직과 교육 기회도 제대로 제공받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콕스바자르 난민촌에서는 2023년에도 기부 부족에 따른 식비 삭감이 시행된 바 있다.
당시 월식비가 8달러로 줄어들었다가 수개월만에 복원된 바 있지만 그 기간에 난민의 90%가 굶주려야 했고 어린이의 경우 15% 이상이 영양실조에 걸렸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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