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드먼 NYT 칼럼니스트…"히틀러에 굴복한 체임벌린과 다를 바 없어"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27일을 '데드라인'으로 정하고 우크라이나에 불리한 조항으로 구성된 종전안을 밀어붙이자 동맹을 팔아넘겼다는 오명을 얻게 될 것이라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은 22일(현지시간) '트럼프의 네빌 체임벌린 상'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그토록 갈망해오던 노벨평화상이 아닌 동맹을 독재자에 팔아넘긴 대가로 역사가 주는 '네빌 체임벌린 평화상'을 받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체임벌린은 나치 독일과의 전쟁을 피하기 위해 아돌프 히틀러의 요구에 굴복한 유화정책을 추진했던 영국의 전 총리다.
히틀러를 달래기 위해 1938년 뮌헨협정을 체결하고 체코슬로바키아 일부 지역을 독일이 병합하도록 했지만 1년 후 독일이 폴란드를 침공해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했고, 체임벌린은 나치에 맞서지 않고 전쟁도 막지 못한 실패한 정치인으로 역사에 기록됐다.
우크라이나에 절대적으로 불리한 종전안을 들이밀며 추수감사절인 27일까지 합의하라고 압박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태가 뮌헨협정 당시와 다를 바 없으며, 역사에 체임벌린과 같이 기록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프리드먼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벌인 전쟁이 도덕적, 군사적, 경제적, 외교적으로 완전한 실패였음에도 미국이 승리를 안겨주는 셈이라며 "미국이 유럽연합 전체를 푸틴의 손아귀에 밀어 넣고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굴복하도록 강요당한다면 추수감사절은 더 이상 미국의 명절이 아니라 러시아의 명절이 될 것"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이어 이런 일이 현실화한다면 누구도 이해하지 못하는 이유로 미국 대통령에 의해 배신당하는 것을 뜻하는 '트럼프당하다'(Trumped)라는 신조어가 외교 용어집에 새로 등장하게 될 것이고, 역사는 그런 일을 저지른 사람들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프리드먼은 다만 자신도 초기부터 우크라이나 전쟁은 지저분하지만 불가피한 합의를 뜻하는 '더티 딜'(dirty deal)로 끝날 것이라고 봐왔다면서 그 방안으로 전선을 현 상태로 동결하고 미국의 지원을 받는 유럽안보군을 휴전선에 배치하며 러시아에 제재를 가하고 우크라이나가 유럽연합에 가입하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은 형편없는 패를 들고 있는 러시아 지도자에게 미국이 가진 패를 그대로 내주는 꼴로 수치스럽고 용납할 수 없는 '추잡한 합의'(filthy deal)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sh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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