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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BOJ 악재로 연중 최고치 찍은 국고채 금리…진정세 찾을까

입력 2025-12-03 07:03  

한은·BOJ 악재로 연중 최고치 찍은 국고채 금리…진정세 찾을까
금통위 결과에 큰 폭으로 뛰고 日 금리 인상 시사에 추가 상승
"급등세 가라앉을 것" vs "대외 불확실성에 고점 예단 어려워"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 장기화 분위기 속에 일본 중앙은행이 이달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겹치자 국내 채권시장이 약세를 면치 못하는 모양새다.
증권가에서는 지난 1일 연고점을 찍은 채권 금리가 한꺼번에 몰린 부정적 재료를 소화해나가며 점차 회복하리라는 기대감과 아직 섣불리 예단하긴 어렵다는 신중론이 동시에 감지된다.
3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국고채권 2·3·5·10·20년물의 채권금리는 지난 1일 기준으로 나란히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채권 금리는 가격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채권 매도 압력이 거세지면서 가격이 하락했다는 뜻이다.
이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약해진 여진이 계속되고 일본 기준금리 인상 관측까지 확산한 것이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됐다.
국고채는 지난달 27일 한국은행이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50% 수준으로 유지하고 추가 금리 인하 관련 문구가 '톤다운'되면서 큰 폭으로 상승했다.
당일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지난해 7월(3.00%) 이후 1년 4개월 만에 처음 연 3%를 넘어선 3.013%에 마감했고, 이 밖에도 2년물, 5년물, 10년물, 20년물, 30년물, 50년물도 모두 일제히 상승해 장을 마쳤다.
또 한국의 11월 수출이 작년보다 8.4% 증가하며 경기 개선 기대가 부각되면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한층 후퇴했다.
여기에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이달 기준금리를 인상할 여지를 남기는 발언을 하면서 일본뿐 아니라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를 넘어 미국, 독일까지 국채 금리가 일제히 급등하며 파급효과가 일었다.
일본은행은 올해 1월 단기 정책금리를 0.25%에서 0.5%로 인상한 뒤 이후 6회 연속 금리를 동결한 터라 이달 기준금리가 0.75%로 인상될 수 있다는 관측이 퍼지면서 일각에선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대한 우려마저 나왔다.
엔 캐리 트레이드란 금리가 낮은 엔화를 빌려 해외 고금리 자산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일본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투자자들이 자금을 회수(엔화 매수 확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지난해 7월 일본은행이 금리를 '깜짝' 인상하고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까지 퍼지자 양국 간 금리 격차를 활용해 캐리 트레이드에 나섰던 자금들이 대거 청산에 나서면서 글로벌 금융 시장은 '패닉'에 빠졌고 국내 채권 시장도 여파를 받았던 '트라우마'가 소환됐다.
다만 증권가에선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대한 우려가 과도하다는 반론도 만만찮게 제기된다.
작년엔 일본은행이 예상을 넘는 기습 금리 인상을 단행한 탓에 파급력이 컸지만, 이번엔 금리 인상을 예상하는 분위기 속에서도 관련 지표에서 유의미한 여파가 관찰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다.

강승원 NH투자증권[005940] 연구원은 "작년엔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직전에 엔 숏(하락 베팅) 물량이 거의 사상 최대였지만 지금은 오히려 엔화 롱(상승 베팅)인 상황"이라며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일어날 것이라는 근거가 작년과 상황이 유사하다는 점 말고는 없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일본 금리 인상 전망에 따른 채권금리 급등이 보수적인 심리가 작용한 것이라며 "일본계 자금이 다른 자산으로 들어가는 속도가 조금 둔화하는 정도"라며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는 기우라고 짚었다.
조용구 신영증권[001720] 연구원도 "한국에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으로 들어온 게 많지는 않을 것 같고 이미 일본 금리가 많이 높아진 상태로 오히려 롱 포지션이 더 쌓여 있다"며 그 파장이 작년과 같진 않을 거라고 예상했다.
현재로선 다소 침체된 분위기를 맞은 채권시장이 연말까지 어떻게 흘러갈지는 전문가마다 견해가 갈린다.
일부는 분위기를 끌어올릴 강력한 재료는 없더라도 금리 급등세는 일단 가라앉지 않겠냐는 전망을 내놓는다.
실제로 국고채는 대체로 연고점을 찍고 하루 뒤인 2일에는 대체로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은행 금리인하 기대감 소멸과 일본은행 금리 인상 이슈 등 '악재'로 취급되는 재료가 상당 부분 반영된 만큼 가격 메리트에 따른 반발 매수세와 외국인의 국채 선물 매수 등으로 분위기가 잡혔다는 평가가 나왔다.
채권시장에선 이달 중 발표될 미국의 11월 고용지표에 주목하기도 한다.
만일 고용이 예상보다 둔화하는 통계가 나온다면 경기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연준의 매파적 스탠스가 점차 옅어질 수 있고 금리 인하 기대감이 살아날 수 있어서다.
강승원 연구원은 "미국의 11월 고용지표가 발표되고 나서부터는 조금씩 분위기가 좀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고 예상했다.
다만 다른 한편에서는 일본은행의 실제 금리 인상 조치 단행까지 대외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만큼 섣불리 '고점'을 예단하긴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안예하 키움증권[039490] 연구원은 "일본 은행의 금리 인상이나 추가적인 인상 의지 등을 확인해야 하는 부분이 있어서 그때까지 금리 상방이 조금 열려 있기 때문에 국내에도 영향은 일부 있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채권 금리가) 여기서 더 올라가기에는 좀 어려운 레벨이라는 인식도 있는데 그렇다고 해서 여기서 더 하락할 거냐고 했을 때는 그것도 아직 확신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전날 보고서에서 "장단기 국고채 금리 변동성이 모두 올라간 점은 채권시장 전반에 걸친 투자 심리 위축 증거라 할 수 있다"며 "현재 상황에서 제시되는 금리 고점이 유효하지 않은 이유"라고 짚었다.
kit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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