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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이어 튀르키예까지…중동전쟁, 나토 집단방위로 불통 뛰나

입력 2026-03-05 11:41  

영국 이어 튀르키예까지…중동전쟁, 나토 집단방위로 불통 뛰나
WSJ "이란 미사일, 핵무기 배치된 튀르키예 미군기지 겨냥"
나토 "모든 동맹과 함께할 것"…이란, 전쟁의 '국제화' 시도하는 듯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중동 전역에 걸친 이란의 보복 공격으로 미국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들이 점점 더 전쟁에 끌려들어 가는 분위기다.
영국의 지중해 기지에 이어 튀르키예 영공으로까지 이란 측 미사일 또는 드론이 날아들면서 이러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동지중해에서 미 해군 구축함이 튀르키예로 향하던 이란 탄도미사일을 격추한 것이 새로운 불씨가 되고 있다.
신문은 미국 정부와 중동 지역 관리들을 인용해 이란의 미사일이 미군 병력이 주둔 중인 튀르키예 남부 군기지를 겨냥했다고 전했다.
튀르키예군과 미군이 함께 사용하는 인지를르크 공군기지는 미국이 오랫동안 핵무기를 배치해놓은 중요 군사시설이다. 미국 과학자연맹(FAS)에 따르면 현재 이 기지에 있는 핵무기 중에는 B-61 전술핵폭탄이 포함돼 있다.
따라서 이란의 이번 공격은 급속도로 확산하는 이번 전쟁에서 또 한 번의 선을 넘어선 이정표가 될 수 있다고 WSJ은 평가했다.
당초 튀르키예 측은 이란 미사일이 자국 내 미군 기지가 아닌 키프로스의 기지를 겨냥했지만 궤도를 이탈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분석을 내놨는데, 만약 이러한 추정이 맞더라도 키프로스 기지 역시 영국군이 주둔하고 있다는 점에서 나토에 대한 도발 수위를 높인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앞서 지난 2일 키프로스에 있는 영국 공군 아크로티리 기지로 드론 여러 대가 날아들어 항공기 격납고가 파손된 후 영국과 프랑스가 동지중해에 추가로 전함을 보내는 등 대응 태세를 끌어올린 바 있다.
프랑스의 경우 핵추진 항공모함 전단을 동지중해에 배치하고, 호르무즈 해협을 비롯한 원유 수송로에서 상선들을 보호하기 위한 군사 연합 구축에도 나섰다.

여기에 전략적 중요도가 높은 튀르키예 군기지까지 이란의 공격 범위에 들어오자 나토에 더욱 비상이 걸렸다.
앨리슨 하트 나토 대변인은 "우리는 이란이 튀르키예를 겨냥한 것을 규탄한다"며 "나토는 모든 동맹들과 굳건하게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르크 뤼터 사무총장도 미국 뉴스맥스와의 인터뷰에서 "회원국들은 기본적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조치를 지지하고 있다"며 "나토는 전방위적으로 회원국 영토를 한치도 빠짐없이 방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집단 방위 의무를 규정한 나토 조약 5조의 발동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거론하고 있다.
다만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이날 기자들의 관련 질문에 나토 조약 5조의 발동 가능성이 작다는 취지로 답했다.
이러한 상황 전개는 트럼프 행정부의 이란 공격을 지지하지 않았던 나라들이 이란의 무차별 미사일·드론 공세 후 어떻게 전쟁에 휘말리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고 WSJ은 진단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란의 전략이 미국의 동맹들에 더 높은 비용을 부과하고 글로벌 시장을 어지럽혀 이번 분쟁을 '국제화'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시난 시디 선임연구원은 홈페이지 기고문에서 "이란 미사일이 고의로 튀르키예 영토를 타격하려던 의도였다면, 이란군이 나토 동맹의 땅을 겨냥하지는 않을 것이란 기대가 깨지고 미국의 동맹들이 전쟁에 더 많이 관여하게 되는 근거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firstcircl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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