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화염 일주일째…상공·해상 타격 이어 지상전까지 확전 기로
트럼프, 쿠르드족 참전 질문에 "훌륭한 일"…호르무즈 선박 통과 '제로'

(서울=연합뉴스) 곽민서 기자 = 미국과 이스라엘, 이란이 6일(현지시간) 중동 곳곳에서 일주일째 전쟁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은 이란 국경을 건너 쿠르드족 참전을 사실상 부추기면서 중동 상공과 호르무즈 바닷길에 이어 육상으로까지 전선 확대에 기름을 부었다.
이란 역시 미국과의 협상 가능성을 공식 부인하며 사거리 2천㎞에 달하는 케이바르 미사일을 전장에 투입하면서 물러서지 않는 강대강 대치를 이어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일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쿠르드족의 이란 공격 가능성과 관련해 "그들이 그렇게 하려는 건 훌륭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쿠르드족과 접촉해 대이란 지상전 참여를 전제로 미국의 지원을 약속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는 와중에 나온 것이다.
미군 지상 투입에 부담을 느낀 미국이 쿠르드족을 내세워 이란을 상대로 사실상 '대리 지상전'을 치르려 한다는 분석이다.
이란계 쿠르드계 민병대가 지난 3일 이라크 쿠르드 자치 지역에서 전투에 활용할 차량을 대량 구매했다는 움직임도 포착됐다.
인구 3천만∼4천만명으로 추산되는 쿠르드족은 이란·이라크·튀르키예·시리아 등지에 흩어져 살고 있는데, 이들이 참전할 경우 이란 전쟁이 중동 전역으로 번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란 정권이 사망한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차남 모즈타바를 후계자로 세울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과 관련, 이란이 하메네이의 기조를 이어갈 지도자를 세울 경우 미국은 "5년 안에" 다시 이란을 상대로 전쟁을 벌일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미군은 이란과의 전투에서 우위를 점하면서 작전이 다음 단계로 전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전쟁부) 장관은 이날 플로리다주 맥딜 공군기지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우리의 탄약은 가득 차 있고, 우리의 의지는 철통같다"며 "필요한 만큼" 군사작전을 지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동 지역 미군을 총괄하는 중부사령부(CENTCOM)는 2차 세계대전 당시 항공모함 크기와 맞먹는 대규모 드론 운반선을 포함해 30척 이상의 이란 선박을 파괴했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이란의 탄도미사일 공격은 전쟁 첫날과 비교해 90% 감소했으며, 드론 공격은 83% 감소했다고 언급했다.
브래드 쿠퍼 중부사령관은 "작전이 다음 단계로 전환함에 따라, 우리는 이란의 미래 미사일 생산 능력을 체계적으로 해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단순히 이란의 미사일 전력을 타격하는 데에만 그치지 않고, 이란의 무기 재건 역량과 미래 미사일 생산 기반 자체를 완전히 파괴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에얄 자미르 이스라엘군 참모총장 역시 성명에서 군사작전이 '다음 단계'로 진입했다고 선언했다.
그는 "이 단계에서 이란 정권과 그 정권의 군사적 역량을 더욱 해체할 것이며, 아직 공개하지 않은 추가적인 놀라운 작전들이 준비되어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까지 이란 군 시설에 대한 공습을 통해 탄도미사일 발사대의 60% 이상, 방공망의 80% 이상을 무력화했다고 밝혔다.
동시에 이스라엘은 이란을 도와 자국을 공격 중인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기반시설을 겨냥해 베이루트 남부 다히예 지역을 타격했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사망한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에 대해서는 "국제법상 합법적인 군사 표적"이라며 작전의 정당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란은 미국과의 협상 가능성을 전면 부인하며 이스라엘과 중동 내 미국 관련 시설을 겨냥한 공습으로 반격을 이어갔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미 NBC방송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우리는 휴전을 요청하고 있지 않다"며 "우리는 미국과 협상해야 할 어떤 이유도 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은 이날 이스라엘과 걸프 국가의 미국 시설을 겨냥한 20번째 일제 공격을 단행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이스라엘 최대 도시인 텔아비브에서는 한때 미사일 경보에 따른 주민 대피령이 발령되기도 했다.
특히 이란은 중거리 미사일인 케이바르 미사일을 동원해 텔아비브를 겨냥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라크 쿠르디스탄 도후크 지역에서는 미국 HKN에너지가 운영하는 사르상 유전이 드론 공격을 받았다.
이로 인해 유전 내 전력 장치가 폭발해 화재가 발생했으며, 선제적 예방 조치로 하루 약 3만배럴 규모의 석유 생산이 중단됐다고 쿠르디스탄 지역 당국이 전했다.
아직 공격 주체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현지 당국자들은 이란과 연계한 이라크 민병대를 배후로 지목하고 있다.
이는 이란 측의 보복 타격 범위가 기존 미군 기지에서 미국의 에너지 이권 시설로까지 확대됐음을 시사한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미군이 주둔한 아랍에미리트(UAE) 알 다프라 공군기지 인근에서는 드론 파편으로 6명의 부상자가 발생하고 에너지 시설에 화재가 발생했다.
카타르 도하의 미국 대사관 인근지역에서도 대피령이 내려진 뒤 미사일이 날아들었다.
이란은 코카서스에 위치한 아제르바이잔 민간 시설까지 드론을 발사하여 4명의 부상자를 냈으며, 아제르바이잔은 보복을 경고했다.
아랍연맹 외무장관들은 오는 8일 긴급 화상회의를 열고 이란의 역내 공격 상황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고 WSJ가 보도했다.
이번 회의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요청에 따라 열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르무즈 해협은 봉쇄된 상태로 원유 수송을 마비키시고 있다.
영국 해상무역기구(UK Maritime Trade Operations·UKMTO)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유조선의 수는 전쟁 발발 당일인 2월 28일 50척에서 다음날인 3월 1일에 3척으로 급감했고 2일에도 3척에 그쳤으며 3일에는 단 한 척도 없었다.
5일 기준으로 블룸버그통신이 취합한 선박 위치 추적 데이터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운송량이 전쟁 발발 직전 대비 95% 이상 급락했다.
mskwa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