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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위드인] '붉은사막' 압도적 기술력에도 평점 하락한 이유는

입력 2026-03-21 11:00  

[게임위드인] '붉은사막' 압도적 기술력에도 평점 하락한 이유는
자체 엔진 기반 그래픽 호평…서사 몰입 부족 지적
콘텐츠 설계·UI 불편 논란…스팀 평가 '복합적'



(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펄어비스[263750]가 7년이라는 개발 기간 끝에 지난 20일 출시한 액션 어드벤처 게임 '붉은사막'이 한국은 물론 전 세계 게임업계의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붉은사막'은 종합 평점 사이트 '메타크리틱'에서 지난 19일 국내외 전문 매체 및 평론가 리뷰 공개 직후 78점이라는 낮은 점수를 받았다.
물론 메타크리틱 점수가 게임성을 정확히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권 게임에 박한 평가를 주는 서구권 매체들의 성향도 한몫한다.
문제는 플레이어 반응도 미적지근하다는 것이다. '붉은사막'은 출시 당일 오후 기준 PC 게임 플랫폼 스팀(Steam)에서 1만여명의 평가자 중 단 60%만이 긍정 평가를 남기며 '복합적'으로 분류됐다.
'붉은사막'에 실망하는 평론가들과 대중의 반응은 출시 전 50시간 넘게 사전 플레이를 진행하면서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던 결과기도 했다.
'붉은사막'은 기술력 과시와 콘텐츠 분량 늘리기에 지나치게 집중한 나머지, 이용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못한 문제작으로 남을 전망이다.


◇ '블랙스페이스 엔진' 압도적 기술력…정상급 그래픽 선보여
'붉은사막'을 플레이한 이들이 유일하게 반론의 여지 없이 공통적으로 호평하는 요소는 바로 탁월한 그래픽이다.
'붉은사막'은 시각적으로 현재까지 나온 모든 동종 장르 게임을 압도하는 수준의 퀄리티를 보여준다.
실시간으로 흔들리며 그림자를 드리우는 나뭇잎과 수풀, 광원에서 나온 빛이 벽이나 다른 물에 부딪혀 주변을 비추는 효과, 많은 캐릭터가 넓은 맵에서 동시에 움직이며 상호작용하는 묘사등은 그 어떤 게임도 흉내 내기 어려운 경지에 도달했다.
건물이나 던전 안팎을 드나들 때도 전혀 로딩이 없고, 높은 곳에서 지상으로 떨어질 때의 장면 또한 데이터를 불러오는 과정이 티가 나지 않게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스토리를 따라가다 보면 나오는 컷신(연출 영상)의 액션 묘사 또한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 훌륭하다.
붉은사막은 기본적으로는 고사양 게임에 속하지만, 최적화도 잘 되어 있어 보급형 GPU인 RTX 4060 정도를 장착한 PC라면 중간 정도의 사양에서 무리 없이 플레이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붉은사막에 대한 다른 평가는 제쳐두고서라도, 펄어비스가 그래픽 부문에서 달성한 성취와 최적화 수준은 PC 버전을 등한시해온 서구권과 일본 게임업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클 전망이다.
특히 붉은사막의 이런 기술적 성과는 모두 펄어비스가 자체 개발한 '블랙스페이스 엔진'에 기반하고 있다.
넥슨이나 크래프톤[259960] 같은 대형 게임사들도 게임 개발에는 외산 툴인 언리얼 엔진이나 유니티를 활용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볼 때, 블랙스페이스 엔진은 앞으로도 펄어비스가 두고두고 활용할 수 있는 '무기'가 될 전망이다.


◇ 혼란스러운 내러티브…서사 몰입감 해쳐
'붉은사막'은 높은 기술적 완성도에도 플레이어에게 의미 있는 몰입 경험을 선사하는 데는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어드벤처 게임이 몰입을 끌어내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핵심적인 요소는 플레이어가 주인공 캐릭터의 성향과 처지에 공감하고 자신과 일체가 된 것 같은 감정이입의 순간이다.
회색갈기 용병단을 이끄는 주인공 클리프는 고향 페일룬에 찾아온 혼란기 속 적대 용병단의 습격을 받아 동료들을 잃고, 사로잡혀 끔찍하게 죽임을 당한다.
하지만 클리프는 스토리 초반부부터 주변 인물과 피상적인 대화를 나눌 뿐이며, 분노나 복수심, 절박함 같은 감정은 거의 드러내지 않는다.
스토리 전개도 마찬가지다. 이 게임의 메인 스토리는 총 12챕터 구성으로 구성돼있는데, 이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주인공이 무엇을 위해 파이웰 곳곳을 떠돌고 있는지 명확히 파악하기가 어려웠다.
이 게임의 스토리는 시각적·기술적 스펙터클을 보여주기 위한 무대 배경으로, 각각의 챕터는 개연성 없이 분절된 채로 이어져 있을 뿐이다.
당연히 전체 챕터를 관통하는 주제의식 같은 것은 찾아보기 쉽지 않아 보인다.
일각에서는 오픈월드 게임에 스토리가 무엇이 중요하냐고 항변한다.
하지만 '붉은사막'처럼 자유로운 탐험 요소를 강조한 게임일수록, 필연적으로 선형적으로 전개될 수밖에 없는 퀘스트만큼은 서사가 일관성과 완결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레드 데드 리뎀션 2'나 '엘더 스크롤 V: 스카이림' 같은 성공적인 오픈월드 게임은 기술력이나 콘텐츠뿐만 아니라, 스토리의 전달 방식 또한 훌륭한 작품들이었다.
높은 기술력에도 몰입감이 떨어지는 서사 구조는 트리플A를 표방하며 나온 여러 한국산 게임이 고질적으로 가진 문제점이기도 하다.


◇ 기술력 과시도 좋지만 유저 목소리 반영도 고려해야
'붉은사막'의 평가를 저하시킨 여러 요소 중 하나는 플레이어 입장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콘텐츠 설계다.
칸 수가 제한된 인벤토리 시스템은 게임 속 세계를 탐험하는 내내 플레이어의 발목을 붙잡는다.
특정 지역을 점령한 적을 물리쳐 해방시키는 콘텐츠는, 비슷비슷하게 몰려오는 적을 수백 마리는 잡아야 열리는 반복적인 콘텐츠다.
조작 방식 또한 이용자의 피로감을 높이는 방식으로 설계돼있다. 바닥에 떨어진 아이템은 무엇이든지 정확히 조준해야만 주울 수 있으며, 다른 조작 키와 헷갈리게끔 배치돼있다.
이때문에 바닥에 떨어진 칼 하나를 주우려고 이리저리 시점을 돌리며 같은 자리를 맴돌거나, 상인과 대화하려다가 점프를 해 가판대 위로 뛰어드는 일이 자주 벌어진다.
퍼즐의 디자인도 지적된다. 일부 퍼즐은 가뜩이나 난이도 자체도 높은데, 무엇을 어떻게 조작해야 하는지에 대한 힌트 자체가 거의 없어 플레이어를 무의미하게 헤매게 만든다.
플레이어의 시야가 아닌 개발자의 시야에서만 바라봐 생긴 문제점들이다.
앞서 언급한 설계 실수 하나하나는 그 자체로는 사소하지만, 서로 맞물리고 누적되면서 이용자의 플레이 경험 전반을 해치는 요소로 작용한다.
이런 문제가 발생한 원인 중 하나는 '붉은사막' 특유의 신비주의 개발 방식도 한몫한다.
펄어비스는 붉은사막에 대한 인게임 정보 공개를 최대한 늦추면서, 각종 게임쇼에서는 자신 있는 보스 전투 중심으로만 시연을 진행했다.
그 결과 액션 조작감은 예전에 진행된 시연 대비 크게 개선됐지만, 내러티브나 퍼즐 설계, 인터페이스에 대한 충분한 피드백은 수집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반 이용자를 대상으로 공개적으로 모집한 포커스 그룹 테스트(FGT·소수 인원 테스트) 또한 없었다.
개발 과정에서 사내 테스트는 여러 차례 진행된 것으로 전해지나, 객관적이고 진솔한 피드백을 수집하기에는 여러모로 한계가 뚜렷한 방식이다.
오랜 개발 기간 끝에 나온 '붉은사막'을 둘러싼 논란은 트리플A 게임 제작에 뛰어들고 있는 국내 게임업계도 진지하게 고민해볼만한 화두로 보인다.

juju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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