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미사일 198발·토마호크 850발…무기 급속소진에 불안한 미군(종합)

입력 2026-03-27 22:50  

사드미사일 198발·토마호크 850발…무기 급속소진에 불안한 미군(종합)
英기관 "美핵심무기 겨우 한달치"…'멍텅구리 폭탄' 사용 불가피 전망도
호르무즈 봉쇄 지속…"트럼프, 손실 최소화하면서 마무리 모색할 듯"



(서울·워싱턴=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백나리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을 조기에 마무리해야 하는 시간과의 싸움에 직면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규모 공습으로 무기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면서 점차 군사적 선택지가 제한되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26일(현지시간) 미국이 전쟁 개시 약 4주 만에 핵심 공격·방어 무기 부족에 시달리고 있으며, 이로 인해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상 한 달 이내에 전쟁 출구를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군은 전쟁 초기 16일 동안 1만1천발 이상의 탄약을 사용했다. 비용상으로는 260억달러(약 39조원)에 달한다.
이 과정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용 요격 미사일과, 지대지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 차세대 정밀타격미사일 프리즘(PrSM) 등 핵심 전력의 재고가 빠르게 줄었다.
영국 싱크탱크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는 현 수준의 소모 속도가 유지될 경우 일부 핵심 무기가 한 달 내 소진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대기권 안팎에서 적의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유일한 체계인 사드 요격 미사일은 전쟁 초반 16일 동안 198발이나 사용됐다. 여기에 더해 해군의 SM-2·SM-3·SM-6 지대공 미사일 431발, 패트리엇 미사일 402발도 소모됐다.
사거리가 1천600㎞가 넘는 토마호크 미사일 역시 이란 전쟁 4주간 850발 넘게 사용됐다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미 국방부가 보유 수랑을 공개하지는 않지만 토마호크는 매년 수백 발밖에 생산되지 않아 공급량이 제한적이다.
복수의 미 당국자들은 WP에 인도태평양 지역을 포함한 다른 지역에서 토마호크 미사일을 중동으로 옮기는 방안과 함께 재고를 늘리는 방안에 대한 긴급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 당국자는 "중동 지역의 토마호크 재고가 우려스러울 정도로 적다"고 했다. 다른 당국자는 토마호크 재고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윈체스터(Winchester)'에 내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윈체스터는 탄약 고갈 상태를 뜻하는 군내 용어다.
이처럼 방어 전력까지 빠르게 줄면서 미군은 향후 작전에서 방어망 공백을 감수해야 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일부 전문가들은 결국 정밀 유도무기 대신 재래식 폭탄인 이른바 '멍텅구리 폭탄'(dumb bomb) 사용이 불가피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독일 방산업체 라인메탈의 아르민 파퍼거 최고경영자(CEO)는 "미국과 중동, 유럽의 방공 미사일 재고가 거의 바닥났다"며 "전쟁이 한 달 더 지속될 경우 사용 가능한 미사일이 거의 남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25일 브리핑에서 이란을 향해 "트럼프 대통령은 허풍을 떠는 사람이 아니며 지옥을 불러올(unleash hell) 준비가 돼 있다"고 으름장을 놓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는 것이다.
생산 속도를 고려하면 미군이 단기간에 재고를 보충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텔레그래프는 지적했다. RUSI는 이번 전쟁에서 사용된 토마호크 미사일 약 535발을 다시 확보하는 데만 최소 5년이 걸릴 것으로 추산했다.
미 국방부는 전쟁 비용 충당을 위해 2천억달러(약 300조원) 추가 예산을 요청했지만, 자금이 있다고 첨단 무기를 단기간에 확대 생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핵심 소재인 희토류 공급망을 중국이 상당 부분 장악하고 있어 생산 확대에 제약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군사적 제약뿐 아니라 정치적 부담도 커지고 있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이번 전쟁에 대한 미국 내 여론은 점차 악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월 14~15일 방중 기간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 회담을 할 예정이다. 미국이 당초 전쟁 기간으로 설정한 6주 기한에서 한 달 정도의 완충 기간을 둔 셈으로, 지금까지의 소모 속도라면 회담 이전에 핵심 무기 재고가 바닥날 수밖에 없다.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이란이 시간을 끌며 선전전에서 우위를 점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글로벌 원유 동맥'으로 불리는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유지한 채 제한적 공격을 이어갈 경우 미국은 완전한 승리를 거두기 어려울 전망이다.
미군은 이란의 미사일 발사 능력을 상당 부분 약화했지만, 이란은 여전히 드론과 기뢰, 해상 공격 등으로 위협을 지속할 수 있다.
무기 부족은 대만, 우크라이나 등과 결부된 미국의 안보 공백으로 직결될 수도 있다는 점도 미국의 고민거리다.
미국 싱크탱크 케이토(Cato) 연구소의 캐서린 톰슨 선임연구원은 이번 이란 전쟁이 대만을 침공하려는 중국을 억제할 미국의 능력을 약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1기때 첫 국방장관이었던 제임스 매티스 전 장관은 "수천 개의 표적을 타격했다는 중부사령부의 주장이 전략 부재를 덮을 순 없다"며 "무조건 항복이나 정권 교체 같은 초기의 전략적 목표는 명백한 난센스이자 망상이었다"고 꼬집었다.
결국 이번 전쟁은 미국의 군사력 과시로 시작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손실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마무리를 모색하는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고 이 매체는 전망했다.

ksw08@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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