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도입 할당제 시행 위해…야권 "게리멘더링" 반발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이끄는 인도 정부가 연방의회 의석의 3분의 1을 여성에 할당하는 제도를 시행하기 위해 의석 대폭 증원과 선거구 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인도 연방의회에 따르면 의회는 전날 선거구 조정과 여성 할당제 실시 등을 골자로 하는 개헌안 토론에 착수했다.
이 개헌안은 선거구 조정을 통해 연방 하원 의석수를 현재의 543석에서 800석 이상으로 늘리고 하원 의석의 33%를 여성에게 할당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인도는 2023년 연방 하원과 주의회 의석의 3분의 1을 여성 몫으로 하는 개헌안을 통과시켰으며, 2026년 인구조사를 거쳐 선거구를 조정한 뒤 이를 시행하기로 한 바 있다.
모디 총리는 전날 "여성 권익 신장을 위해 역사적인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의회에서 (여성의) 목소리가 새로운 힘과 신선한 사고, 더 큰 감수성을 가져올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또 이번 개헌안이 "차별적이지 않다"면서 "누구에게도 불공평을 초래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하원에서 여성 의원 비중은 약 14% 수준으로, 여성 할당제 원칙 자체는 초당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여성인권운동가 란자나 쿠마리는 이번 개헌이 진정한 대표성을 갖춘 민주주의를 만들고 정당들이 더 많은 여성 후보를 공천하도록 강제할 것으로 기대했다.
쿠마리는 AP 통신에 "문이 조금 열려 있다"면서 "여성들이 천천히 들어와 방을 채울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선거구 조정 시 모디 총리가 이끄는 인도국민당(BJP)의 지지율이 높고 인구가 많은 북부 지역의 의석 비중이 높아져 여당에 유리해진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인구 밀도가 낮은 남부 지역에 강한 지지 기반을 둔 야당들은 상대적 의석 상실을 우려하며 반발하고 있다.
라훌 간디 인도국민회의(INC) 전 당대표는 소셜미디어에서 여성 의원 증가를 지지한다면서도 "정부가 현재 내놓은 제안은 여성 할당제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단지 선거구 조정과 게리맨더링(특정 정당·후보에 유리한 선거구 개편)을 통해 권력을 장악하려는 시도일 뿐"이라면서 "선거구 조정은 광범위한 협의를 거쳐 합의된 투명한 정책 틀에 기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디 정부는 가장 최근인 2011년 인구조사 결과 기준으로 선거구를 조정, 2029년 차기 총선부터 적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하지만 야권은 이달 초 시작된 올해 인구조사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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