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 없이 전쟁 시작…이란 예상보다 강해"
"우크라, 종전시 영토 일부 잃을 가능성 수용해야 할 수도"

(브뤼셀=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미국 전체가 이란에 "굴욕을 당하고" 있으며, 중동 전쟁이 쉽사리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전망했다.
dpa통신 등에 따르면, 메르츠 총리는 27일(현지시간) 독일 서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마르스베르크의 한 김나지움(중·고등학교)을 방문해 이런 견해를 밝히며 "이란은 예상보다 훨씬 강하고, 미국은 협상에서도 설득력 있는 전략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학생들과의 토론에서 "이런 분쟁에서 문제는 항상 동일하다. 단지 시작하기만 해서는 안 되고, 다시 빠져나와야 한다"며 "우리는 이를 아프가니스탄에서 20년 동안 고통스럽게 경험했고, 이라크에서도 그랬다"고 설명했다.
메르츠 총리는 이어 "미국이 전략 없이 이번 전쟁에 돌입한 것은 꽤 명백하다"며 그로 인해 분쟁을 끝내는 것이 더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란인들은 매우 능숙하게 협상을 진행하고 있거나, 혹은 교묘하게 협상을 하지 않고 있다"며 "미국 측은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 간 뒤 아무런 결과도 없이 다시 떠나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 나라 전체(미국)가 이란 지도부에 의해 굴욕을 당하고 있다"고 했다.

메르츠 총리는 아울러 "현 상황은 매우 복잡하게 얽혀 있다"며 "우리 역시 이번 전쟁으로 인해 막대한 비용을 치르고 있고, 우리 경제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 2월 28일 이란 공격을 시작하기 전에 독일과 유럽에 미리 상의하지 않았다면서, 자신은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이란 전쟁에 대한 회의적 시각을 직접 전달했다고도 밝혔다.
이어 "만약 전쟁이 이처럼 이어지고, 점점 더 악화할 것을 알았다면 그에게 좀 더 강하게 말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메르츠 총리는 독일이 봉쇄된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 재개를 돕기 위해 기뢰 제거 함정을 파견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다만 이를 위해서는 교전이 우선 중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메르츠 총리는 이날 5년째에 접어든 우크라이나전 종전과 관련한 견해도 밝혔다.
메르츠 총리는 우크라이나가 향후 러시아와 평화 협정에서 자국 영토 일부에 대한 통제를 잃을 가능성을 수용해야 할 수도 있다고 시사하고, 이런 양보를 유럽연합(EU) 가입 전망과 연결지었다.
그는 "언젠가는 우크라이나가 휴전 협정, 바라건대 러시아와 평화 조약을 맺길 바란다"며 "그때, 우크라이나 영토의 일부는 더 이상 우크라이나가 아닐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이를 자국민에게 설명하고 국민투표에서 지지를 받고자 한다면 국민들에게 EU 가입 가능성을 강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메르츠 총리는 EU '가입 후보국' 상태인 우크라이나가 조속한 EU 가입을 희망하고 있지만, 우선 부패 척결과 법치주의 확립 등 EU 가입을 위한 엄격한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고 못박았다.
그는 "젤렌스키 대통령은 2027년 1월 1일 가입을 목표로 했지만, 이는 불가능하다. 2028년 1월 1일도 현실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메르츠 총리는 이어 우크라이나에 정회원 대신에 '옵서버' 역할을 부여하는 방안을 제안했으며, 이런 방안은 지난 23∼24일 키프로스에서 열린 EU 정상회의에서 폭넓은 지지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앞서 파이낸셜타임스(FT)는 우크라이나에 가입 절차 간소화 혜택을 주는 것에 반대하는 독일과 프랑스가 일단 우크라이나에 EU 정상회의 등에 참여할 수 있지만 투표권은 없고, EU 예산 지원도 받지 못하는 준회원 자격을 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ykhyun1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