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만나보니] "시키는 사람 없다"…토스에 젊은 인재 몰리는 이유

입력 2026-05-10 06:35  

[실제 만나보니] "시키는 사람 없다"…토스에 젊은 인재 몰리는 이유
직급 대신 역할 중심…의사결정·실행권 함께 부여
평균연령 30대 초반…매주 금요일 'AI 서프 데이' 운영


(서울=연합뉴스) 한상용 기자 = "토스에는 일을 강제로 시키는 분위기가 아닙니다. 자기가 일을 찾아서 해야 합니다."
국내 금융권은 물론 IT 업계에서도 '가장 젊은 회사' 중 하나로 평가받는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의 조직 문화가 주목받고 있다.
토스 전체 직원은 약 1천600명으로 평균 연령은 30대 초반이다. 개발자들 상당수 역시 30대로, 적극적이고 에너지 넘치는 구성원이 많다는 게 토스 측 설명이다.
토스 내부에서 자주 언급되는 조직 문화의 핵심은 직급 중심 위계보다 역할과 신뢰를 앞세우고, 의사결정권과 실행권을 구성원에게 함께 부여한다는 점이다.

◇ "시키는 사람 없다"…의사결정·실행 함께 맡는 토스 문화
2017년 입사해 9년 5개월째 토스에서 근무 중인 조은지 구매입찰 플랫폼팀 프로덕트 오너(PO)의 설명에서도 이러한 조직 문화를 엿볼 수 있었다.
조 PO는 지난 8일 서울 서초동 토스 오피스에서 진행한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토스는 의사결정을 하는 사람과 실행하는 사람이 동일한 업무 구조를 만들었다"며 "의사결정권자와 실행하는 사람이 다르면 구성원의 참여감을 끌어내기 어렵다고 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회사는 현재 어떤 상황인지에 대한 인풋을 주고, 이후 문제를 어떻게 정의하고 분석해 해결할지는 팀이 결정한다"며 "방향성과 상황만 공유하고 팀에서 맞다고 생각하면 바로 실행에 옮긴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렇다 보니 일을 시키는 사람이 없다"며 "의사결정권과 실행권을 동시에 가지면서 부담도 있지만 개인이 일을 진행해 나가며 참여감과 몰입감을 느끼는 구조"라고 했다.



◇ "팀장도 없고 모두 ○○님"…역할 중심 수평 조직 운영
토스에는 일반 기업에서 흔히 쓰는 직급 호칭도 없다.
서버 개발자, 디자이너, 프로덕트 오너 등 각자의 역할은 있지만 서로를 '○○님'으로 부른다.
이승건 토스 대표를 부를 때조차 '이승건 님'이라고 한다.
조 PO는 "과거 조직 기준으로 보면 팀장급 역할을 하더라도 누구도 팀장이라고 부르지 않는다"며 "직책은 나뉘지만, 누구나 자기 의견을 피력할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구성원에게 의사결정권과 실행권이 동시에 주어지는 만큼 물론 부담도 따른다.
조 PO는 "부담감이 없을 수는 없지만, 오히려 부담감이 책임감을 만들어내기도 한다"며 "매일 팀원들과 논의하면서 걱정과 고민, 결정을 나누기 때문에 내가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이나 실수에 대한 공포로만 다가오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부족하면 팀원이 채워줄 수 있고, 반대로 팀원이 부족하면 내가 채워준다는 믿음이 있다"고 덧붙였다.

◇ "일을 위한 일 없앤다"…AI 활용·최복동 문화로 몰입 강화
토스 조직 문화의 또 다른 특징은 '일을 위한 일'을 줄이는 데 있다.
조 PO는 "업무에 방해되는 요소는 제거하자는 분위기가 강하다"며 "왜 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는 일이 있다면 과감하게 없애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관행적으로 해오던 정기 미팅뿐 아니라 필요하다고 생각해 잡은 미팅이라도 대면 미팅까지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누구나 슬랙으로 논의하자는 의견을 낸다"고 했다.
이와 함께 "제품의 스펙이나 기능도 왜 해야 하는지 명확하지 않다면 과감히 없애기도 한다"고 전했다.
조 PO는 "무조건 해야 하는 일은 토스에 없다"며 "고객에게 꼭 필요한 일만 남기고, 그 시간에 진짜 할 일에 집중한다"고 강조했다.
토스의 조직 문화가 결과물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도 영향을 준다는 게 조 PO의 생각이다.
그는 "예쁜 보고서 같은 일을 위한 일이나 구성원을 통제하는 정책을 만드는 데 힘을 쓰지 않는다"며 "고객을 위한 언어를 고민하는 데 모든 에너지를 쏟는다"고 말했다.
이어 "업의 본질과 핵심에만 집중하니 결과물의 완성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토스 관계자는 "토스에는 '최복동'이라는 말이 있다"며 "최고의 복지는 동료라는 뜻으로, 좋은 동료와 함께 신뢰를 바탕으로 일하는 문화가 결과물의 품질을 높이는 데도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이 같은 수평적이고 자발적인 조직 문화는 외부 평가에서도 일정 부분 확인된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플랫폼 블라인드가 지난해 1월∼12월 '가장 일하고 싶은 100대 기업' 설문 응답 23만6천106건을 분석한 결과, 토스는 전체 4위에 올랐다.
취업 준비생 사이에서는 네이버·카카오·라인·쿠팡·배달의민족·당근과 함께 이른바 '네카라쿠배당토'로 묶이며, 개발 직군뿐 아니라 전 직군에서 구직자들이 관심을 보이는 대표 혁신 기업으로도 꼽힌다.
토스 내에서 AI를 업무에 적극 활용하는 문화도 확산하고 있다.
토스는 매주 금요일 'AI 서프 데이'(AI Surf Day)를 운영한다. AI라는 큰 흐름에 휩쓸리지 않고 파도를 타듯 업무에 활용하자는 취지다.
토스는 최근에는 서초동 오피스를 방문한 교육부 '조직문화 혁신 태스크포스(TF)' 구성원을 대상으로 토스 조직 문화와 AI 활용 사례를 공유하기도 했다.
gogo21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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