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드론 연일 영공침범…'영공 열어줬나' 러 압박에 샌드위치 신세
에스토니아 넘어간 드론 격추, 라트비아는 연정 붕괴 사태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발트해 연안 소국 리투아니아에서 영공으로 접근하는 드론이 포착돼 수도권에 경보가 발령되고 대통령과 총리를 비롯한 국민들이 대거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전날 에스토니아 영공을 침범한 우크라이나군 드론이 미사일에 격추된 데 이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부 국가들의 안보 불안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외신들은 평가했다.
리투아니아 매체 LRT에 따르면 20일 오전 9시40분께(현지시간) 리투아니아군 레이더에 국경을 넘어 수도 빌뉴스로 향하는 드론이 포착됐다. 당국은 빌뉴스를 포함한 남동부 지역에 대피경보를 발령했다.
수도권 시민들은 물론 기타나스 나우세다 대통령과 잉가 루기니에네 총리, 상당수 국회의원들도 지하 벙커 등으로 대피했다. 빌뉴스 공항은 폐쇄되고 열차 운행도 중단됐다. 대피 소동은 1시간여 동안 계속됐다.
레이더에 미확인 비행체가 포착되자 에스토니아 애마리 공군기지에 있던 나토 전투기 2대가 격추를 위해 출격했다. 드론은 11시9분께 레이더에서 사라졌다.
빌만타스 비트카우카스 국가위기관리센터장은 "드론이 하강해서인지, 다른 나라로 날아가서인지, 추락했기 때문인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며 어디서 날아왔는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벨라루스 쪽에서 온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도 빌뉴스는 벨라루스와 국경에서 약 30㎞ 거리에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2022년 2월 전쟁을 시작한 이후 유럽연합(EU)·나토 회원국 수도에 대피경보가 내려지기는 처음이다. 전날은 개전 이후 처음으로 나토 전투기가 에스토니아 영공을 잘못 넘어간 드론에 미사일을 쏴 격추했다.
리투아니아와 에스토니아·라트비아 등 발트해 연안 국가들에는 최근 러시아군 전자전에 경로를 벗어난 우크라이나 드론이 자꾸 넘어가 안보 불안이 커졌다.러시아는 발트3국이 우크라이나 드론에 영공을 열어줘 자국 공습을 돕고 있는 것 아니냐며 자위권을 발동하겠다고 위협 중이다. 라트비아에서는 지난 7일 우크라이나 드론이 영공을 침범한 뒤 방공체계와 비상시 대피 매뉴얼 작동을 둘러싸고 정치 공방이 벌어진 끝에 연립정부가 붕괴했다.
리투아니아에서도 지난 17일 저녁 잔디 깎던 주민이 땅에 떨어진 드론을 발견해 라트비아와 비슷한 논란이 일었다. 루기니에네 총리는 이날 "일요일 사건 당시 경보 작동 시스템은 용납할 수 없었다"며 "오늘은 경보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해 시민에게 잠재적 위험이 전달된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dad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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