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금 10분의 1만 써도 된다…수소 촉매 새 돌파구

입력 2026-05-29 03:00  

백금 10분의 1만 써도 된다…수소 촉매 새 돌파구
한미 공동연구팀, 원자 단위 정밀 제어 기술 구현
액상수소 경제성 높일 핵심 기술로 주목


(서울=연합뉴스) 조승한 기자 = 한미 국제공동연구팀이 수소 생산에 필요한 귀금속 촉매의 양을 줄이면서도 최고 생산 성능을 보일 수 있는 새로운 촉매 기술을 개발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박정원 교수 연구팀이 미국 스탠퍼드대 토마스 하라미요, 마테오 카그넬로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백금 사용량을 기존 상용 촉매 대비 10분의 1로 줄이면서도 세계 최고 수준 수소 생산 성능을 구현할 수 있는 차세대 촉매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이날 세계 최고 권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됐다.
탄소중립 에너지원으로 주목받는 수소는 대용량을 장거리 운송할 때 기존 고압가스나 액화수소 방식을 활용할 경우 안정성과 비용 측면에 한계가 있다.
그 때문에 수소를 액체 연료처럼 다룰 수 있는 액상유기수소운반체 기술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이 물질에서 다시 수소를 추출하려면 값비싼 귀금속 촉매가 필요하단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백금 원자 주변의 화학 물질을 제거하고 백금 원자를 촉매 기반물질인 지지체에 직접 결합하는 새로운 전략을 도입했다.
백금 원자가 지지체 위에서 가장 안정한 위치를 찾도록 유도하고 수소 처리해 1㎚(나노미터=10억분의 1m) 크기 백금 원자 뭉치 촉매를 균일하게 만드는 방식이다.
이 촉매는 수소 추출 과정에서 백금 원자 사용 효율을 높이고 지지체 위에 단단하게 고정돼 내구성도 높아졌다.

여기에 더해 연구팀은 전자현미경 분석법을 통해 겉보기에 거의 동일한 백금 원자 뭉치라도 구성 원자수가 13~31개까지 다를 수 있음을 처음 밝혀냈다.
비슷한 크기의 촉매 입자가 같은 성능을 가진다고 여겨진 기존 학설과 달리 원자 개수가 촉매 수소생산 성능과 내구성을 결정하는 핵심 요인임을 입증한 것이다.
이렇게 만든 촉매를 수소 추출 반응에 적용한 결과 기존 촉매보다 백금 사용량은 10분의 1로 줄였음에도 수소 생산량과 촉매 수명은 향상됐다.
개발한 백금 클러스터 촉매는 백금 원자 한 개가 초당 약 160개 수소 분자를 생산하는 수준으로 기존 촉매들과 비교해도 최고 수준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또 실험실 규모에서 수십 그램 단이 대량 합성을 한 공정으로 할 수 있어 경제적 가능성도 확인했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연구에 참여한 서울대와 스탠퍼드 연구진은 과기정통부 '탑티어 연구기관 간 협력플랫폼 구축 및 공동연구 지원' 사업을 통해 이산화탄소 포집·전환, 수소 저장·활용을 주제로 공동연구중이다.
과기정통부는 서울대 연구진이 촉매 제조와 구조 규명, 반응 성능 검증 등 실험을 통해 연구결과를 확보했고, 스탠퍼드 연구진이 백금 원자 개수와 수소 생산효율 관계를 계산하는 역할을 맡았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단순한 촉매 크기 최적화를 넘어 원자 수 단위 정밀 구조 제어를 통해 수소 생산 성능을 극대화한 성과"라며 "기초연구와 산업적 응용을 직접 연결하는 촉매 플랫폼으로서 수소경제를 선도할 핵심 기술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shj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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