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성연재 기자 = "호텔 체크인 시 여권 사이에 20달러를 끼워 건네면 스위트룸으로 객실을 업그레이드해준답니다."
한 여행 인스타그래머가 여행의 중요한 '꿀팁'이라며 공개한 릴스를 보고 기자는 좀 걱정스러운 느낌이 먼저 들었다.
최근 기자도 동남아에서 겪었던 억지춘향식 팁 문화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베트남 하노이의 한 기차역 인근 마사지 가게에서 발 마사지를 받은 기자에게 프런트 직원이 '만족했다면 팁을 달라'는 취지의 안내지를 내밀었다.
안내지에는 3가지 단위의 팁 금액이 적혀 있었고, 원하는 금액에 표시하게 돼 있었다.
이미 요금을 냈는데도 별도의 팁 선택지를 받은 것이다.
거절하기가 애매했다. 왠지 쩨쩨한 사람처럼 보이기 싫었기 때문이다.
결국 가장 낮은 금액에 표시한 뒤 팁을 건넸다.

최근 동남아 여행 커뮤니티에서는 호텔 직원이나 마사지사에게 줄 팁과 선물 꾸러미를 미리 준비해 간 주부들의 사례가 공유되며 논란이 일기도 했다.
마스크팩과 간식, 사탕 등을 담아 현지 직원에게 건네는 일을 두고 반응은 엇갈린다.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받은 뒤 고마움을 표현하는 개인적 방식일 뿐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이런 호의가 반복되면 다른 여행객에게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다낭과 냐짱 등에서 마사지, 손톱 서비스, 바구니 배 체험 뒤 팁을 요구받았다는 경험담이 잇따르고 있다.
일부 여행객은 이미 요금에 서비스 비용이 포함돼 있었는데도 직원이 곁을 떠나지 않아 팁을 줄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동남아 대부분 지역에서 팁은 필수가 아니라고 설명한다.
미국처럼 음식값의 일정 비율을 팁으로 주는 구조는 낮은 기본급과 별도 서비스 요금 체계에서 형성된 것이다.
동남아 관광지에서 일부 소액 팁이 오가더라도 이를 반드시 지켜야 할 문화로 보기는 어렵다.
관광업계에서는 팁 자체보다 반복성이 문제라고 본다.
관광객이 계속 팁과 선물을 건네면 일부 관광지에서는 이를 자연스러운 추가 수입으로 받아들이고, 나중에는 팁을 주지 않는 여행객에게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현지 직원에게 작은 도움을 주고 싶다는 마음까지 비난하기는 어렵다"면서도 "팁을 주지 않아도 문제가 없는 지역에서 한국인 관광객이 앞장서 새 관행을 만들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polpo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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