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40%, 중동정세 악화 3개월 이상 지속시 "조업 축소 검토"

입력 2026-06-02 09:44  

中企 40%, 중동정세 악화 3개월 이상 지속시 "조업 축소 검토"
중기중앙회 설문조사…원부자재 가격 급등과 물량 부족 이중고 시달려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중동 정세 악화로 국내 중소기업들이 원부자재 가격 급등과 공급 부족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달 15∼31일 원부자재를 수급하는 중소기업 41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중동 관련 중소기업 원부자재 수급 애로 설문조사' 결과를 2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중동 정세가 생산활동에 미친 영향으로는 '원가 부담 증가'가 94.6%로 가장 높았고 '원부자재 물량 부족'도 80.7%에 달했다.
조업 차질(19.8%), 납품 지연(12.4%) 등을 호소한 기업도 적지 않았다.
올해 2월 말과 비교해 주요 원부자재 평균 매입 단가가 20% 이상 상승했다는 응답은 71.9%에 달했다.
세부적으로는 '20% 이상 40% 미만 상승'이 36.3%로 가장 많았고, '80% 이상 상승'도 15.1%를 차지했다. 특히 주 사용 원부자재가 포장재·필름·종이인 기업의 경우 58.8%가 40% 이상 가격 상승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고 상황도 녹록지 않았다. 평상시 적정 재고 수준 대비 현재 재고를 70% 미만으로 보유하고 있다는 응답이 65.9%에 달했으며, 현재 보유한 재고로 버틸 수 있는 기간이 1개월 미만이라는 응답도 36.1%로 집계됐다.
주 사용 원부자재가 건설·토목자재인 기업의 경우 절반이 넘는 51.0%가 1개월 이내 재고 소진을 예상했다.
중동 정세가 앞으로 3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39.8%는 조업 축소를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다만 '기타'라는 응답이 54.2%(222개사)로 가장 많았는데, 이 중 204개사는 사실상 별도 대응 계획이 없다고 밝혀 전체 응답 기업의 49.7%가 장기화에 대비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들은 원부자재 수급 안정을 위해 가장 필요한 정부 정책으로 '원부자재 가격 및 공급상황 모니터링 강화'(30.0%)를 꼽았다. 이어 '납품단가 조정 및 납품대금 연동제 활용 지원'(23.7%), '대체 원부자재·수입처 발굴 지원'(17.3%), '긴급경영안정자금 지원'(12.4%) 순으로 응답했다.
설문조사 이후 진행된 현장 인터뷰에서는 대기업 공급사의 일방적인 가격 인상과 원료 공급 제한에 대한 불만도 제기됐다.
한 필름·포장재 제조기업은 "구체적인 가격 산정 기준이나 사전 협의도 없이 가격 인상을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있다"며 "자금력이 부족한 영세 중소기업들은 원료 확보 경쟁에서 완전히 밀려 생산 차질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김희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중동발 공급망 충격 속에서 대기업 공급사의 일방적인 가격 인상과 공급 제한으로 인해 중소기업들은 생산 차질과 자금난의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정부는 대기업 원료사·대리점의 가격 결정과 공급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원료사에 대한 지원이 중소기업 공급 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pseudoj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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