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대학 창업 질적 전환 위한 성장사다리 구축' 보고서
기술 사업화 성공 비율 26%…미·영국 등에 비해 크게 낮아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국내 대학 창업 기업들이 수익화를 거두기 전에 투자가 말라버리는 '죽음의 계곡'을 넘지 못하면서 원천 기술이 사업화 성과로 이어지지 못하고 사장되고 있다는 한국은행 분석 결과가 나왔다.
한은은 4일 공개한 '대학 창업의 질적 전환을 위한 성장사다리 구축 방안' 보고서에서 "대학 창업 기업들이 죽음의 계곡을 극복할 수 있도록 공공자금이 민간 투자자와 매칭을 장려하는 '촉매형 스케일업 투자' 구조 등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대학 창업 기업의 5년 생존율은 75%로 높은 편이지만, 원천 기술이 사업화 성과로 이어지는 기술이전율은 26%에 그쳐 미국(40.9%), 영국(61.0%) 등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었다.
이는 창업 기업들이 사업을 본격적으로 키우는 과정에서 자금 압박을 겪으면서 선도 기업으로 도약하지 못하고 결국 원천 기술이 사장되는 결과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보고서는 짚었다.
한은이 한국평가데이터(KoDATA) 자료를 분석한 결과 창업 기업들은 비용 증가율이 매출 증가율이 추월하면서 창업 5년 차부터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했다.
보고서는 창업 기업들이 이러한 어려움을 겪는 데에는 사업 착수, 사업화, 스케일업(사업 확장), 후속 투자·회수 등 4개 단계별로 구조적 제약이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사업 착수 단계에서는 창업 실패시 개인 부담 비용이 크고 대학 교원들이 창업을 지원할 성과 인센티브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점이 제약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이어진 사업화 및 확장 단계에서는 초기 투자 유치의 어려움과 초기 생존 이후에도 후속 투자 유치에 실패하면서 기업들이 투자가 마르는 시기를 두 차례 겪는다고 짚었다.
특히 AI, 로봇, 반도체 등 공학 분야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한 딥테크 기업은 기술 검증과 사업화에 걸리는 기간이 길어 투자받기 어려운 기간이 더 길게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이런 문제를 풀기 위해 기술보증 심사에 지식재산 가치를 담보 가치로 반영하는 지적재산권 담보 특례를 신설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공공 분야가 더 적극적으로 투자 수요자 역할로 나서 공공자금과 민간투자자의 매칭을 장려하는 촉매형 스케일업 투자 구조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또 후속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투자기업이 대학 창업 기업 기술을 인수할 경우 세제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 등도 검토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wisef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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