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국부품 빼라' 멕시코에 자동차 무역합의 변경 추진

입력 2026-06-06 07:38  

미국, '중국부품 빼라' 멕시코에 자동차 무역합의 변경 추진
"USMCA 원산지기준 높여 부품 북미산 80%·미국산 50%"
미중 디커플링 전략…협정 갱신시한 7월 1일 몇달 연장될 듯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미국이 멕시코에서 완성돼 수입되는 자동차에서 중국산 부품을 줄일 무역합의를 추진한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완성차가 미국·멕시코·캐나다 3국의 자유무역협정인 USMCA에 따른 무관세 혜택을 받으려면 전자부품을 포함한 더 많은 자동차 부품을 북미 지역에서 조달해야 한다는 입장을 협상에서 제시하고 있다.
전자부품은 통상 중국에서 수입되는 비중이 큰 분야로 꼽힌다.
FT는 이번 제안이 중국 공급망 의존을 줄이려는 미국의 대중국 디커플링 전략과 맞물려 있다고 설명했다.
핵심 쟁점은 자동차 원산지 규정이다.
FT에 따르면 미국은 매우 높은 수준의 역내 부품 비율을 요구하는 '핵심'(core) 범주에 더 많은 자동차 부품을 포함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현행 USMCA는 역내 생산 자동차가 관세 혜택을 받으려면 가치 기준으로 부품·소재의 75%가 북미산이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FT는 미국이 이 비중을 80% 이상으로 높이려 한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측이 가격 기준으로 자동차 부품·소재의 50% 이상을 미국산이어야만 USMCA 자동차 무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멕시코에 제시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현재 USMCA에는 북미산 비중 요건은 있지만 미국산 비중을 별도로 정한 규정은 없다.
미국이 제시한 이런 요구들은 향후 수개월 동안 협상이 진행되면서 바뀔 수 있다.
협상 내용을 아는 한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USMCA 협상을 처음 추진할 당시에도 비슷한 요구를 했지만 최종 합의문에는 반영되지 못했다고 FT에 설명했다.
다만 이런 요구가 만약 관철될 경우 멕시코에서 미국 시장용 차량을 조립하는 완성차 업체들에 부담이 될 수 있다.
WSJ은 멕시코에서 조립되는 제너럴모터스(GM)의 GMC 터레인 SUV의 경우 가치 기준으로 부품 가운데 미국 또는 캐나다산 비중이 11%에 그친다고 전했다.
FT는 USMCA 갱신 협상 시한이 올해 7월 1일로 다가왔음에도 향후 몇 달 동안은 3개국이 합의에 도달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는 익명 소식통들의 관측과 함께 일단 임시 합의를 하고 협상이 계속되기를 기대하는 목소리를 전했다.
멕시코와 미국 당국자들은 지난달 멕시코시티에서 만났으며 여름 내내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다. 캐나다와의 공식 협상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USMCA는 트럼프 대통령 첫 임기 때 체결된 것으로, 기존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대체해 2018년에 타결되고 2020년에 발효됐다.
USMCA는 일몰 조항에 따라 6년마다 연장 여부를 검토하도록 돼 있으며, 캐나다와 멕시코는 이번 협상을 통한 연장 기간을 16년으로 하는 방안을 미국에 제안했다.
NAFTA와 USMCA를 계기로 북미 자동차 산업은 소재, 부품, 부분조립품이 3개국 생산시설을 오가며 완성차가 만들어지는 구조로 통합됐다.
북미 자동차 생산량은 연간 약 1천500만대다.
미국 측은 제조업 일자리 감소와 중국산 부품 등이 멕시코를 통해 미국의 무역 제한을 우회한다는 문제 제기를 배경으로 재협상 압박을 가하고 있다.
미국무역대표부(USTR)와 멕시코 정부는 협상 내용에 대한 논평해달라는 FT와 WSJ의 요청을 사양했다.
solatid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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