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사회 "비발생은 방역망 유지 결과…접종 중단 신중히 접근해야"
농식품부 "관련 사례·현장 상황 살펴보고 필요시 보완책 검토"

(서울=연합뉴스) 김세린 기자 = 최근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를 중심으로 광견병 예방접종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면서 일부에서 접종을 꺼리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백신 접종 후 이상 반응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데다 접종 이후 반려동물이 폐사했다는 주장들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확산한 영향이다.
지난 3월부터 시행된 반려동물 동반 음식점 제도와 관련해 광견병 예방접종 여부 확인이 원칙으로 제시되면서 일부 보호자들 사이에서는 이를 사실상 접종을 강요하는 조치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도 나타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내에서 장기간 광견병 발생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예방접종의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 "백신 사망 단정 어려워"…수의계 "과도한 불안감 경계해야"
7일 대한수의사회 등에 따르면 최근 한 반려견 관련 유튜브 채널에서 "건강하던 반려견이 광견병 예방접종 일주일 만에 사망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이후 백신 안전성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해당 영상은 70만회 이상 조회되며 온라인상에서 광견병 예방접종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는 계기가 됐다.
다만 대한수의사회 원헬스위원회는 지난달 22일 입장문을 내고 "현재 공개된 정보만으로는 특정 사망 사례의 원인을 광견병 백신으로 단정할 수 없다"며 "임상 경과와 기저질환, 진료기록, 병리학적 소견 등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백신 접종 후 이상 반응은 드물게 발생할 수 있으나 충분한 의학적 분석 없이 광견병 예방접종 자체에 대한 불신으로 확대되는 것은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광견병은 사람과 동물 모두에게 치명적인 인수공통감염병"이라며 "발생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예방접종 필요성이 낮아졌다고 판단하는 것은 공중보건학적으로 위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국내에서는 반려동물 예방접종과 야생동물 미끼백신 살포 사업 등 방역정책이 장기간 유지돼 왔다"며 "현재 광견병이 오랜 기간 발생하지 않은 것도 국민 협조와 감시 체계가 지속적으로 운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매년 약 5만9천명이 광견병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사람 광견병의 대부분은 감염된 개에 물려 발생한다. 반면 국내에서는 사람의 경우 2005년 이후, 동물의 경우 2014년 이후 광견병 발생이 보고되지 않고 있다.
◇ 접종 불안 줄일 안전관리 필요…정부 "지원·보완책 검토"
전문가들은 광견병 예방접종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보호자들의 불안을 줄이기 위한 안전관리 강화도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대한수의사회는 보호자들에게 ▲ 접종 전 식욕·활력 등 건강 상태 확인 ▲ 가급적 오전 시간대 접종 ▲ 접종 직후 병원 내 관찰 ▲ 귀가 후 상태 모니터링 등을 권고했다.
동물병원에는 ▲ 예방접종 전 건강 상태 확인 절차 강화 ▲ 충분한 사전 설명과 동의 절차 마련 ▲ 이상 반응 발생 시 신속한 대응 체계 구축 ▲ 예방접종 예약 단계에서의 사전 안내 체계 개선 등을 당부했다.

대한수의사회 원헬스위원회 관계자는 "예방접종의 필요성은 분명하지만 보호자들의 불안을 해소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논의와 정책 방향을 제시하고 국민과 보호자들이 균형 잡힌 정보를 바탕으로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도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국내에 유통되는 광견병 백신은 안전성과 유효성 검증 절차를 거친 제품"이라며 "정부는 예방접종 지원 등을 통해 방역 체계를 유지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광견병은 사람에게도 치명적인 인수공통감염병인 만큼 그간 국민들도 적극적으로 협조해 왔다"며 "최근 제기된 사례와 현장 상황을 살펴보고 추가 지원이나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 있는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athe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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