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 덮쳐도 금가루 찾아 하루살이…콩고 금광촌 비극

입력 2026-06-06 19:06  

에볼라 덮쳐도 금가루 찾아 하루살이…콩고 금광촌 비극
개울가 진흙탕 끼고 채굴꾼 수십명 밀집 노동…확진자는 400명 육박
현지주민 불신·이해부족에 방역 더뎌…"3개월내 환자 2만명 넘을수도"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우리는 여전히 아침부터 저녁까지 일하고 있습니다. 아무것도 변한 건 없습니다."
에볼라 발병의 진원지 중 한 곳으로 지목된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 금광촌 몽그왈루. 마을 곳곳에서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지만 금 채굴을 중심으로 한 광산 경제는 멈추지 않고 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민주콩고 동북부 이투리주의 외딴 산간 마을 몽그왈루를 찾아가 5일(현지시간) 르포 기사로 게재했다.
보도에 따르면 몽그왈루 지역 주민들은 연일 시신들이 실려 나가는 가운데서도 진흙탕에서 금을 캐며 생계를 이어 나가고 있다.
마을 외곽에서는 주민 수십명이 하천에서 퇴적물을 퍼 올린 뒤 수은을 이용해 금 입자를 추출하는 작업을 거듭하고 있다.
북키부 출신 채굴꾼 비앙브뉘 비로니는 "사람들이 죽고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현실적으로 어떤 예방 조치를 취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현지에서 만난 또 다른 광부 게데온 아비마나는 "팀 채굴 실적에 따라 주당 136~272달러를 번다"고 설명하며 "우린 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마스크 착용과 텐트 내 숙식 인원 축소 등 일부 예방조치가 시행되고 있지만, 마을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평상시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평가다.
유엔 평화유지군 장갑차가 거리를 오가고 세계보건기구(WHO) 관계자들이 머무는 호텔 바로 옆 유흥업소도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몽그왈루는 수십년간 콩고의 대표적인 금광 도시로 전국 각지와 인접 국가에서 광부와 상인들이 몰려드는 곳이었지만, 이러한 활발한 인구 이동과 밀집 노동 환경은 이번 에볼라 확산의 배경이 됐다고 NYT는 짚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발병이 지난 2월께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으나 민주콩고 당국이 이를 공식 확인한 것은 지난달 15일이었다.
현지 당국은 발병 사실이 확인되기 전 수 주 동안 이미 80명 이상이 에볼라로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WHO 집계상 공식 확진 사례는 이달 3일 기준 381명이며 이 가운데 64명이 사망했다.
현지 주민들의 불신까지 더해지면서 방역이 확산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부 주민들은 에볼라가 존재하지 않거나 지역 의료진과 국제 구호단체가 돈을 벌기 위해 꾸며낸 이야기라고 믿고 있으며, 치료를 위해 병원에 갔다가 숨지는 사례가 이어지면서 불신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마을 지도자이자 광부인 데버라 싱고는 에볼라와 관련해 "이야기는 들었지만 직접 보기 전까지는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날 낸 보고서에서 에볼라 환자 수가 향후 3개월 안에 2만명을 넘어설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에볼라 역사상 최악의 유행인 2014~2016년 서아프리카 사태에 버금가는 규모로 확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WHO에 따르면 현재까지 확진자 접촉자의 절반도 파악되지 않은 상태라 추가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sj997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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