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픽] PC방에 뜬 젠슨 황…K게임과 AI 협력 속도낸다

입력 2026-06-07 17:24  

[AI픽] PC방에 뜬 젠슨 황…K게임과 AI 협력 속도낸다
장병규·김택진 만나며 AI 파트너십 확대 행보
과거 PC방 공략해 GPU 키운 인연…피지컬 AI 협력도 주목


(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방한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크래프톤[259960], 엔씨 등 국내 게임업계 리더들과의 회동 장소로 선택한 곳은 바로 강남구의 PC방이었다.
게임용 그래픽처리장치(GPU)에서 시작한 엔비디아의 정체성을 확연히 드러냄과 동시에 글로벌 경쟁이 격화하고 있는 AI 및 칩셋 분야에서 한국 게임업계와의 협업을 강화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 크래프톤 장병규·엔씨 김택진 만나 팬서비스한 이유는
황 CEO는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논현역의 한 PC방에서 크래프톤 창업자이자 의장을 맡고 있는 장병규 대표와 만났다.
현장에는 크래프톤의 핵심 타이틀 '배틀그라운드' 지식재산(IP)를 총괄하는 장태석 PD와 이강욱 최고AI책임자(CAIO)도 배석했다.
황 CEO는 이어 곧바로 길 건너편에 있는 또 다른 PC방으로 이동, 김택진 엔씨 대표와 함께 팬들을 만났다.
특히 '아이온2' 라이브 방송에 직접 출연, 직접 경품 추첨 행사를 진행해 화제를 끌었다.
두 회동 모두 양측 경영진 간에 비공개 대화는 거의 오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황 CEO는 크래프톤 행사에는 약 20분, 엔씨 행사에는 30분가량 머물고 곧바로 자리를 떴다. 현장에 몰린 취재진과 질의응답도 일절 하지 않았다.

황 CEO의 이같은 행보는 실무적인 협상보다 대외적인 상징성에 무게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 게임업계 중 AI 도입에 가장 적극적인 엔씨·크래프톤과 친밀감을 과시하고 있음을 시장에 각인하고, 앞으로 있을 AI·게이밍 협업에 힘을 실어주려는 전략적 행보라는 것이다.
엔씨와 크래프톤은 게임을 개발하면서 쌓은 AI 역량을 로봇의 '뇌'를 만드는 피지컬 AI 분야로 확장하고 있다.
엔씨는 자회사 NC[036570] AI를 통해 국내 주요 기업들과 피지컬 AI 학습을 위한 월드 파운데이션 모델을 고도화하고 있다.
크래프톤도 미국과 한국에 자회사 '루도 로보틱스'를 세워 휴머노이드 로봇 AI 개발에 착수하는 한편,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와 피지컬 AI 합작회사를 세우기로 하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다.
피지컬 AI 개발에 엔비디아의 하드웨어와 자체 기술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두 선도 기업과의 관계를 다지겠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 게임, AI PC와도 찰떡궁합…PC방에 'RTX 스파크' 놓일까
게임 내에 AI 기반 언어모델이나 콘텐츠 생성 도구를 내장하는 게임업계 트렌드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엔비디아는 최근 CPU와 GPU를 통합한 칩셋 'N1X' 기반 PC 브랜드 'RTX 스파크'를 공개했다.
N1X 칩셋은 기존 PC의 주류를 이루던 x86 기반 아키텍처에서 탈피해, Arm 기반 설계로 AI 연산에 효율을 극대화했다.
특히 네트워크 연결 없이 기기 자체적으로 AI 모델을 구동하는 온디바이스 AI 구현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이 엔비디아 측의 설명이다.
그간 과감한 AI 전환을 추진해온 크래프톤과 엔씨는 AI PC 시장을 선점하려는 엔비디아의 전략에 중요 축으로 부상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

황 CEO는 이번 방한에서 세 차례나 PC방을 찾았다.
지난 5일에는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하자마자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의 PC방 'T1 베이스캠프'를 방문, e스포츠계의 전설 '페이커' 이상혁을 비롯한 T1 선수단과 만났다.
황 CEO는 2000년대 초 여러 차례 용산 전자상가를 방문, 직접 고객사를 만나면서 GPU 영업을 했다는 일화로 유명하다.
당시 한국에서 붐이 일던 PC방은 주기적으로 대량의 고사양 PC를 발주하는 핵심 고객들이었다.
황 CEO는 이 PC방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했고, 이런 노력에 힘입어 강력한 경쟁사였던 ATI를 점유율 면에서 크게 따돌릴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는 전 세계적인 AI 수요 증가에 엔비디아 또한 산업용 GPU 생산에 중점을 두고 있지만, 여전히 게이밍 PC 시장을 놓지 않겠다는 선언적인 의미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PC방에 'RTX 스파크' 같은 엔비디아 AI PC를 보급하는 구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은 이날 행사가 끝나고 취재진에 "엔비디아는 오랫동안 게임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회사"라며 "AI로 많이 넘어가 있지만 회사의 뿌리를 PC방에서 확인하고 싶었던 게 아닌가 싶다"고 설명했다.
juju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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