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뤼셀=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영국군이 러시아 '그림자 함대'의 유조선 1척을 영국 해협에서 최초로 나포했다고 AFP통신 등이 전했다.
영국 국방부는 성명을 내고 해병대 특공대와 특수 훈련을 받은 국가범죄청(NCA) 소속 요원들이 영국 해협을 지나던 제재 대상 러시아 유조선 '스미르토스'에 승선해 운항을 차단했다고 밝혔다
새벽 시간대에 6시간 동안 진행된 이번 작전에는 영국군의 치누크 헬리콥터, 해상초계기, HMS 서덜랜드 호위함을 비롯한 해군 함정 등이 동원됐다.
영국이 제재 대상 러시아 선박을 자국군을 동원해 저지하는 작전을 벌인 것은 사상 처음이다.
댄 야비스 영국 국방장관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그림자 함대'에 의존하고 있다"며 "영국은 이번 작전으로 푸틴의 불법 전쟁에 타격을 가했다"고 평가했다.
야비스 장관은 이번 작전이 프랑스와의 긴밀한 협력으로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영국 정부는 스미르토스 호를 영국 남부 해안 정박지로 이동시킨 뒤 환경과 안전상의 문제를 살펴볼 예정이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작전에 참여한 군 장병들과 NCA 요원들을 치하하고 "이번 일은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전쟁에 자금을 대는 자들이 더 이상 숨을 수 없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영국은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된 이후 서방의 제재를 우회하기 위해 동원된다는 의심을 받는 선박 수백 척에 제재를 부과, 영국 항만과 각종 서비스 이용을 금지했다.
영국 정부는 이에 더해 자국 영해를 통과하는 그림자 함대 선박에 대해 영국군의 승선과 압류 권한을 확대한다고 지난 3월 발표한 바 있다.
러시아의 '그림자 선단'은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를 회피하기 위해 소유 구조가 불투명하고 이력이 불확실한 낡은 배를 활용해 러시아산 원유를 운송하는 유조선 집단을 말한다. 국제 보험에 가입하지 않고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끈 채 항해해 이런 명칭이 붙었다.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가 5년째에 접어든 우크라이나 전쟁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그림자 선단' 유조선들을 동원한다고 보고 이들을 차단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프랑스와 벨기에, 스웨덴, 핀란드 등 다른 유럽 국가들도 최근 제재 위반 의혹을 받는 그림자 함대 선박을 잇따라 나포·압류해 왔다.
러시아는 유럽의 이런 조치를 '적대적 행동'이라고 주장하며 반발하고 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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