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휴장…유럽은 미-이란 종전협상 불확실성에 소폭 하락
美 압박속 이스라엘-헤즈볼라 휴전 합의하며 중동 리스크 완화
'반도체 슈퍼사이클' 검증대 될 24일 마이크론 실적발표 주목
한국, MSCI 선진국지수 관찰대상국 등재 여부 등도 변수 거론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지난 한 주 국내 증시는 100일 넘게 이어졌던 이란 전쟁의 리스크를 털어내고 상승을 재개, 사상 첫 '9천피' 돌파라는 쾌거를 이뤄냈다.
다만, 막판에는 단기간 급반등에 따른 부담이 커진 듯 장중 550포인트 넘게 되돌림이 나타나는 등 불안한 흐름이 감지됐다.
21일 한국거래소와 금융정보서비스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지난 19일 코스피는 전주 대비 928.80포인트(11.43%) 오른 9,052.42로 한 주 거래를 마무리했다.
줄다리기 끝에 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수는 주초부터 강세를 이어갔다.
그 결과 직전 주까지만 해도 7,400선까지 밀리는 모습을 보이던 코스피는 17일 8,864.27로 마감, 이달 초 글로벌 반도체주 조정이 나타나기 전 기록한 전고점(8,933.62·6월 2일)에 근접했다.
이어 18일에는 수차례 시도 끝에 사상 처음으로 9,000선을 넘어섰고 19일에는 장중 9,385.59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곧장 '1만피'를 향해 달려갈 듯했던 지수는 오후 들어 갑작스레 8,831.72까지 550포인트 넘게 추락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이다 약보합으로 마감했다.
지난 11일 이후 6거래일 연속 상승하면서 차익실현 압력이 커진 데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등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관련주로의 시장 쏠림이 더욱 심해지면서 변동성에 취약한 시장 환경이 조성됐다.
그런 상황에서 이스라엘군과 레바논 친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 간의 무력 충돌이 격화해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 후속 협상에 급제동이 걸리자 이를 빌미 삼아 전방위적 투매가 나타났던 것으로 보인다.
주중 한때 77.06까지 내리며 다소 안정될 조짐을 보이던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19일 하루 동안에만 4.14% 급등해 83.57로 장을 마쳤다.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VKOSPI는 옵션 가격에 반영된 향후 시장의 기대 변동성을 측정하는 지수다. 보통 코스피가 급락할 때 오르지만 상승장에서 투자자들이 갖는 불안심리와 시장 불확실성이 클 때도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지난달 초부터 이달 11일까지 올해 최장 기록인 24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갔던 외국인은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함께 고유가와 물가상승에 따른 통화긴축 우려가 잦아들자 '사자'로 돌아섰다.
지난주(15∼19일) 유가증권시장 투자자별 매매현황을 들여다보면 외국인은 5거래일간 총 2조5천587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1조9천389억원과 2천432억원을 순매도하며 차익을 실현했다.
외국인 주간 순매수 상위 종목에는 삼성전기[009150](2조4천57억원), SK하이닉스(6천715억원), 한화오션[042660](2천538억원), 한미반도체[042700](2천372억원), HD현대중공업[329180](1천857억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외국인 주간 순매도 상위 종목은 삼성전자(1조3천184억원), SK스퀘어[402340](1조968억원), LG이노텍[011070](2천559억원), 대한전선[001440](1천851억원), 두산에너빌리티[034020](1천806억원) 등이다.
반면 코스닥은 전주 대비 62.46포인트(6.07%) 떨어진 966.59로 한 주 거래를 마쳤다. 이란 전쟁 종전 수혜를 받기는 커녕 올해 상승분을 거의 반납한 모습이다.
지난 4월 27일 장중 1,229.42까지 오르며 강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글로벌 반도체 초강세의 여파로 시장 쏠림이 심화하며 코스닥 시장에서 자금이 유출된 것이 '천스닥' 붕괴의 배경으로 보인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19일 뉴욕 증시가 노예해방 기념일인 '준틴스(Juneteenth)'를 맞아 휴장한 가운데 유럽 증시는 소폭 하락마감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유럽 증시는 보합권 혼조세로 출발한 뒤 (미국과 이란의) 회담 지연 우려가 부각되며 장중 약세를 보였으나 협상 자체가 무산된 건 아니란 인식에 낙폭이 제한됐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남부 및 동부를 대대적으로 공습하면서 19일 스위스에서 열릴 예정이던 미국과 이란의 첫 실무협상이 연기됐으나 미국 측 특사들이 속속 스위스로 향하면서 이번 주말 대면 가능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상황이다.
그런 가운데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지수 상장지수펀드(ETF)와 MSCI 신흥지수 ETF,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관련 ETF 등 한국 증시 투자심리를 가늠할 수 있는 각종 지표들은 시간외 거래에서 강보합을 나타냈다고 서 연구원은 전했다.
금주 국내 증시는 24일 발표될 마이크론 실적과 25일로 예정된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에 주목하며 방향성을 가늠하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업황에 대한 시장의 자신감이 지속될 수 있을지 검증하고,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방향성을 확인할 시점이란 이야기다.
한국시간 24일 새벽 나올 MSCI의 연례 시장분류 리뷰에서 한국이 선진국 '워치리스트'(선진국지수 편입 후보군·관찰대상국)에 등재될지도 관심사다. 주 후반에는 미국 중소형 지수인 러셀 지수 리밸런싱이 예정돼 있기도 하다.
서 연구원은 "연중 가장 큰 패시브 자금 이동 중 하나로 평가되는 이벤트인 만큼 미국 증시 마감 직전 중소형 성장주와 AI 관련 종목들을 중심으로 수급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마이크론 실적이 업황 호조를 확인해 줄 경우 반도체 대형주의 실적 가시성이 부각되며 수급 쏠림이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6∼17일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금리 불확실성은 변동성 확대 요인이나, 2분기 실적 시즌이 시작된다는 점에서 AI 인프라와 프리미엄 소비 등 실적이 견조한 업종 중심으로 주가 차별화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금주 국내외 주요 경제지표 발표와 일정은 다음과 같다.
▲ 22일(월) = 한국 6월 1~20일 수출
▲ 23일(화) = 한국 5월 소비자심리지수, 미국 6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제조업 PMI, 미국 6월 S&P 글로벌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미국 6월 리치몬드 연은 제조업지수, 유럽 6월 S&P 글로벌 제조업 PMI, 일본 6월 S&P 글로벌 제조업 PMI, 일본 5월 PPI 서비스 물가지수
▲ 24일(수) = 미국 5월 신규주택매매
▲ 25일(목) = 미국 5월 개인소득, 미국 5월 개인소비지출, 미국 5월 PCE 물가지수, 미국 5월 근원 PCE 물가지수, 미국 5월 내구재 신규수주
▲ 26일(금) = 일본 도쿄 소비자물가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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