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3일 회생·추가 연장·청산 분수령…법원 "30일까지 자금계획 내라"
MBK "2천억원 지원해야" vs 메리츠 "대주주 책임 먼저"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의 회생계획 인가 시한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최대주주 MBK파트너스와 주요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 간 책임 공방이 이어지면서 회생 여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회생계획안의 핵심 변수인 추가 자금 조달과 채권단 설득 작업이 진전을 보이지 못하면서 법원이 '최후통첩'에 나서는 등 파산 위기감이 고조되는 모습이다.
◇ 열흘 남았는데 '책임져라' 공방만…자금 조달 돌파구 못 찾아
홈플러스 회생계획 인가 시한은 오는 7월 3일이다. 업계에서는 이날이 사실상 홈플러스의 향후 운명을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가장 큰 쟁점은 홈플러스의 회생 가능성을 뒷받침할 자금 조달 방안과 대주주 책임 범위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 회생이 채권단과 협력업체, 임직원 모두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며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에 2천억원의 자금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2천억원의 자금이 있어야 회생계획안의 실행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메리츠 측은 1천억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DIP) 지원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도 회생 신청 과정과 경영 책임 문제를 제기하며 대주주의 책임 있는 자금 투입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MBK파트너스는 회생절차 개시 이후 이미 대출 보증과 김 회장의 개인 증여 등을 통해 수천억원 규모의 자금과 신용을 직간접적으로 부담했다며 맞서고 있다.
회생계획안 인가 시한이 다가오면서 양측의 공방은 감정적으로까지 치닫는 모양새다.
메리츠 측은 "작금의 홈플러스 위기는 지난 10년간 MBK가 투자금 회수에만 몰두한 결과"라며 MBK가 대주주로서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고 비판한다. 회생 성공을 자신한다면 메리츠가 요구하는 김병주 회장의 보증을 제공하지 못할 이유가 없지 않냐는 것이다.
반면 MBK는 선순위 채권자인 메리츠가 담보권을 무기로 실익을 챙기기 위해 고의로 협상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날을 세운다. 홈플러스 부동산을 담보로 잡은 메리츠는 홈플러스 파산시 부동산 매각을 통해 5천억원이 넘는 이익을 얻게 된다는 게 MBK의 주장이다.
이처럼 양측의 기싸움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정작 회생계획안의 핵심인 신규 자금 조달과 구체적인 채권 변제 방안은 뚜렷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회생·추가 연장·청산…남은 세 가지 시나리오
홈플러스는 회생계획 인가 전 M&A를 추진해왔지만, 아직 시장을 설득할 만한 가시적인 성과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회생계획안 가결 여부는 자금 유입 가능성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회생법원은 이날 홈플러스와 채권협의회 등에 구체적인 자금 조달 계획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회생계획안 수행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보고 회생절차를 폐지할지'에 대한 의견을 조회하는 공문을 보냈다.
회생절차가 폐지되면 기업이 밟을 수 있는 선택지는 사실상 파산뿐이다.
결국 회생에 필요한 최소한의 비용인 2천억원이 마련되지 않는 현 상황에서는 홈플러스가 다음 달 초 파산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이에 남은 열흘간 MBK와 메리츠에 지원을 요구하는 정부와 정치권의 압박이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양측이 감정 섞인 공방을 주고받는 상황이지만, 홈플러스가 파산할 경우 직원과 협력·납품업체, 임대 소상공인 등 수만명의 생계가 위협받게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막판에 극적으로 자금 조달 방안 합의에 이를 가능성도 아직은 남아있다.

chom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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