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무, 종전MOU 체결 후 첫 중동 순방…걸프국 연쇄 접촉
이란, 오만·파키스탄 잇달아 방문…이스라엘-레바논도 워싱턴 회담

(서울=연합뉴스) 곽민서 기자 = 미국과 이란이 종전 이행을 위한 첫 고위급 회담을 마치자마자 즉각 중동 곳곳을 돌며 전방위 접촉에 나섰다.
중동 정세와 맞물린 쟁점에서 주변국을 포섭하고 유리한 고지를 잡으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22일(현지시간) CNN·뉴욕타임스(NYT)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오는 23∼25일 사흘간 아랍에미리트(UAE)·쿠웨이트·바레인 등 중동 지역 3개국을 방문한다.
루비오 장관은 이번 방문에서 최근 체결된 미·이란 종전 양해각서(MOU) 이행 방안과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 안전 문제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특히 루비오 장관은 바레인에서 아라비아반도 6개국 협의체인 걸프협력회의(GCC) 측과 만나 역내 공동 관심사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미 국무부가 전했다.
미국과 이란이 종전 MOU 체결에 합의한 후 미국 측 고위급 인사가 중동 지역을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은 이를 통해 역내 우방국과의 결속을 과시하는 한편, MOU 이행 과정에서 걸프 지역 국가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지 소식통은 미국이 향후 이란의 탄도미사일 위협과 대리 세력 지원 등 민감한 안보 현안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GCC가 주도적인 역할을 맡아주길 기대하고 있다고 CNN에 전했다.

이란 측 협상단도 고위급 합의가 끝나자마자 주변국과 접촉면을 늘리고 있다.
이란 측 수석 대표를 맡은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과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현지 시간으로 22일 저녁 오만을 방문해 호르무즈 해협 통항 문제를 논의했다.
이란 국영 매체는 이들이 "호르무즈 해협의 새로운 해상 감시 규약(프로토콜)을 공식화하기 위해 오만을 방문했다"고 전했다.
이란이 미국과의 합의를 마치자마자 곧바로 호르무즈 인접국인 오만을 찾아 해협에 대한 통제권을 과시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오만 외무부는 양측이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통항 보장을 위한 노력을 재확인했다고 밝혔지만, 해운업계에서는 향후 이란이 '수수료', '보험료' 등 명목을 내세워 실질적으로 통항료를 받으려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23일 파키스탄을 국빈 방문해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해외 순방에 나선 것은 올해 들어 처음으로, 양측은 종전 MOU 발효 이후 지역 상황과 향후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파키스탄 외교부가 전했다.

걸프 지역 국가들도 지역 정세 변화에 따라 자체적인 논의 준비에 착수했다.
모하메드 빈 압둘라흐만 빈 자심 알 타니 카타르 총리 겸 외교장관은 이날 알자지라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지역 안보를 논의하기 위한 다음 단계로서 걸프 지역 회담을 개최하기 위한 준비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알 타니 총리는 "이란이 전쟁 기간 우리와 우리의 형제들(주변 걸프국들)을 향해 했던 행동은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도 향후 이란이 주변 국가들과 협력하며 "높은 수준의 신뢰"를 구축하길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미국이 레바논에서 이스라엘의 공격 중단을 촉구한 데 대해서도 "올바른 역할"이라고 평가했다.
휴전 기간 충돌을 이어가고 있는 이스라엘과 레바논도 미국 워싱턴에서 추가 회담을 진행하기로 했다.
데이비드 멘서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레바논과의 합의가 진전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며 앞으로 며칠에 걸쳐 회담을 이어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미·이란 종전 MOU에 포함된 '레바논 내 군사행동 중단' 요구에는 즉답을 피하면서 이스라엘은 이번 합의의 당사자가 아니라고 언급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역시 이날 영상 성명에서 "남부 레바논의 이스라엘군은 자신들과 북부 주민들에 대한 직접적 위협을 제거할 완전한 작전 자유를 갖고 있다"고 강조하며 불씨를 남겼다,
ms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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