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아이패드 최대 300달러↑…메모리값 상승에 줄인상 조짐
스마트폰·노트북 이어 게임기까지…IT 가격 왜 오르나

(서울=연합뉴스) 박형빈 기자 = 애플이 맥과 아이패드 가격을 최대 300달러 인상하면서 IT 기기 가격 인상 흐름이 스마트폰과 PC, 게임기 등 전방위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이는 생성형 인공지능(AI) 확산으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급등하면서 제조원가 부담이 커진 영향으로, 업계에서는 올해 하반기 신제품까지 가격 인상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 애플도 합류…IT 기기 전반으로 번진 가격 인상
애플은 지난 25일(현지시간) 맥북 가격을 100∼300달러, 아이패드 가격을 100∼200달러 인상했다.
국내 공식 홈페이지 기준 맥북 에어는 219만원, 맥북 프로는 329만원으로 각각 40만원과 60만원 올랐다. 올해 3월 99만원으로 출시돼 '가성비'를 앞세웠던 보급형 맥북 네오도 119만원으로 20만원 인상돼 100만원을 넘어섰다.
아이패드 에어와 아이패드 프로도 각각 124만9천원, 199만원으로 30만∼40만원씩 올랐고, 애플TV와 비전 프로 등 다른 제품군 역시 수십만원가량 가격이 조정됐다.
이번 가격 조정이 단순한 환율이나 마케팅 전략이 아닌 부품 원가 상승을 반영한 결과다.
스마트폰과 PC, 게임기 등에서는 이미 메모리 가격 상승을 이유로 가격 인상이 이어지고 있었고, 애플까지 동참하면서 핵심 IT 기기 전반으로 가격 인상 흐름이 더욱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2월 출시한 갤럭시 S26 시리즈 가격을 전작보다 10만원 이상 인상하며 2023년부터 이어온 가격 동결 기조를 깼다. 울트라 512GB 모델은 처음으로 출고가 200만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출시한 갤럭시 Z 폴드7과 갤럭시 Z 플립7도 올해 4월 512GB 모델 출고가를 각각 9만4천600원씩 올렸고, 노트북·태블릿 제품군도 모델에 따라 10만∼90만원가량 가격이 조정됐다.
LG전자[066570]와 HP, 델, 레노버, 에이수스 등 주요 PC 제조사들도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제품 가격을 인상했거나 인상을 검토 중이다.
게임기 역시 예외는 아니다. 닌텐도는 올해 스위치 OLED와 일반 모델, 라이트 모델 가격을 일제히 올렸고,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SIE)도 플레이스테이션 가격을 상향 조정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강민수 연구원은 "다른 PC 및 태블릿 브랜드들도 애플 사례를 따라 가격 인상을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며 "가격 인상과 함께 보급형 모델 출시를 줄이고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 AI가 빨아들인 메모리…하반기 신제품도 '가격 인상' 무게
IT 기기 가격 상승의 배경에는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른 글로벌 메모리 공급 부족이 자리 잡고 있다.
생성형 AI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빅테크들이 AI 서버 구축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고, 이에 따라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폭증하면서 범용 메모리 시장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메모리 업체들은 수익성이 높은 AI 서버용 HBM(고대역폭 메모리)과 서버용 D램 생산 비중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기존 생산라인을 AI용 메모리 중심으로 전환하면서 스마트폰과 PC에 쓰이는 범용 D램과 낸드플래시 생산 여력은 상대적으로 줄었고, 이는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1분기 범용 D램 계약가격이 전 분기보다 90∼95%, 낸드플래시는 55∼60% 상승한 것으로 분석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D램 가격은 50% 이상, 낸드플래시는 90% 이상 오른 것으로 추산했으며, 2분기에도 D램은 58∼63%, 낸드는 70∼75% 추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메모리는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디스플레이와 함께 스마트폰과 노트북 제조원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핵심 부품이다. 여기에 생성형 AI 기능이 스마트폰과 PC의 핵심 기능으로 자리 잡으면서 기기당 탑재되는 메모리 용량도 꾸준히 늘고 있다.
온디바이스 AI 구현을 위해 기존보다 더 많은 램과 저장공간이 필요해지면서 메모리 가격 상승과 탑재량 증가가 동시에 제조원가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이 같은 흐름은 하반기 출시될 신제품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오는 9월 공개가 예상되는 아이폰18 시리즈와 애플의 첫 폴더블 아이폰의 출고가도 메모리 가격 상승 부담이 반영돼 인상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다음 달 공개 예정인 삼성전자의 갤럭시 Z 폴드8 울트라도 256GB 모델이 300만원 안팎, 1TB 모델은 400만원에 육박하는 가격으로 출시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시장조사업체들은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이어지지만, 메모리모리 업체들의 신규 생산능력 증설은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어 수급 불균형이 쉽게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분석한다. 범용 메모리 가격 강세는 올해를 넘어 내년 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AI 투자 확대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산업 구조 자체가 바뀌는 흐름"이라며 "메모리 공급 여건이 크게 개선되지 않는 한 스마트폰과 PC, 태블릿 등 주요 IT 기기의 가격 인상 압력은 상당 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binzz@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