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버핏세·AI 공공펀드 제안…2028년 대선 행보 시동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권영전 특파원 = 미국의 차기 대선 주자 중 하나로 꼽히는 민주당 소속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주(州) 단위의 부유세 부과에 반대 입장을 밝히며 연방 정부 차원의 전국적 과세를 대안으로 내세웠다.
뉴섬 주지사는 26일(현지시간) 온라인 뉴스레터 사이트 서브스택에 올린 글에서 오는 11월로 예정된 이른바 '억만장자세' 주민투표에서 반대표를 던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 최고 부유층에게 더 많은 세금을 걷으려는 싸움을 주 단위로 벌여서는 안 된다"며 "여러분은 과세를 피하기 위해 텍사스나 플로리다로 이사할 수 없겠지만 억만장자들은 그럴 수 있고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주 차원의 부유세가 억만장자들의 주 이탈을 부추겨 세원 감소를 초래하고, 결과적으로 세수도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인 셈이다.
그는 "부는 움직일 수 있으며 세금이 가장 낮은 주를 물색하고 다닌다"며 "그러므로 내가 지지하는 것은 (연방 차원의) 전국적인 억만장자세"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이 제시할 새로운 조세 원칙을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이사회 의장의 이름을 따 '새 버핏세'(modern Buffett Rule)로 명명했다.
버핏 의장은 지난 2011년 뉴욕타임스 기고문에서 최고 부유층인 자신이 납부하는 자본이득세의 세율이 봉급 생활자인 직원들의 근로소득세율보다 낮은 것은 부당하다며 부유층 과세 강화를 주장했다.
이에 민주당 출신인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은 자산가들에게는 공제를 아무리 받더라도 일정 수준의 실효세율 이상을 유지하자는 '버핏세'를 제안했으나 실제 제정에는 실패했다.
뉴섬 주지사는 "오늘날에는 사무직 노동자가 상속자보다 더 높은 세율을 부담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이같은 시스템은 로비스트들이 수십 년 간 마련한 탈세 구멍을, 자신이 누구를 위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는 정치인들이 옹호해온 결과"라고 비판했다.
이어 "최상위 계층이 적어도 자기 직원들이 내는 세율만큼은 납부하도록 해야 한다"며 연방세법, 법인세법, 상속법을 재편해 보육·교육·의료 서비스에 자금을 투입하자는 조세 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다만 그는 구체적인 세율은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또 AI가 노동자들을 대체하고 부의 집중을 심화할 위험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모든 미국인이 AI가 만들어가는 미래의 주주가 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며 AI 관련 지분을 보유하는 국가공공지분펀드 설립도 제안했다.
내년 초 재선 임기를 마치는 뉴섬 주지사가 억만장자세 투표를 기회로 조세 개혁과 공공펀드 설립 방안을 들고나온 것은 2028년 차기 대선을 겨냥해 정책 프레임을 선점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뉴섬 주지사는 조세 정책에 있어 온건파로 분류돼왔으나 이날 발언은 그간 당내 포퓰리스트 좌파 진영이 주창해온 부유세 지지로 돌아선 것이라고 AP 통신은 분석했다.
주 헌법상 3선 제한으로 올해 주 선거에 출마하지 않은 그는 이후 대선 출마를 준비할 것으로 예상된다.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전미서비스노조 서부의료지부(SEIU-UHW) 주도로 주내 억만장자들에게 자산 5%를 일회성으로 과세해 저소득층 의료보험 예산을 충당하는 부유세 입법이 추진돼 오는 11월 주민투표에 부쳐지게 됐다.
이 법안이 추진되면서 래리 페이지·세르게이 브린 구글 공동창업자와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 등 부유층들이 플로리다·텍사스·네바다 등 다른 주에 주택을 매입해 거주지 이전을 준비하는 등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
comm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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