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 출몰·곰팡이 오염' 캐나다 총리 관저…기부금으로 되살린다

입력 2026-06-27 06:34  

'쥐 출몰·곰팡이 오염' 캐나다 총리 관저…기부금으로 되살린다

'쥐 출몰·곰팡이 오염' 캐나다 총리 관저…기부금으로 되살린다
10년 넘게 방치된 '서식스 24'…노후·위생 문제 심각
세금 논란 피하려 민간 모금 활용…카니 "미래 총리 공간"


(뉴욕=연합뉴스) 김연숙 특파원 = 쥐 출몰과 석면·곰팡이 오염 등으로 10년 넘게 방치됐던 캐나다 총리 공식 관저를 재건하기 위해 전국적인 민간 기금 모금 캠페인이 추진된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26일(현지시간) 수도 오타와에 위치한 공식 관저 '서식스 드라이브 24번지'(24 Sussex Drive)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카니 총리는 자선단체인 '리도 홀 재단'이 주도하는 민간 기금 모금 캠페인을 통해 관저 재건 비용을 조달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대규모 세금 투입에 따른 납세자 부담과 정치적 비판을 최소화하기 위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캐나다 정부는 이와 함께 국내 기업들을 대상으로 관저 현대화를 위한 디자인·시공 공모전을 시작했다. 공모 결과는 내년 '캐나다의 날'(건국기념일)인 2027년 7월 1일 발표될 예정이다.
사업 비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카니 총리는 서식스 24가 "심각한 상태"라며 "(비용) 부분도 경쟁의 일부이기 때문에 예산 규모는 미리 밝히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블룸버그 통신은 2021년 보고서를 인용, 관저를 '양호한 상태'로 복원하는 데 3천660만달러(이하 CAD·396억원)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현재 기준 4천400만달러(약 476억원)에 해당한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1867년 지어진 서식스 24번지는 지난 75년간 역대 캐나다 총리 10명이 거주한 국가의 상징적인 공간이다. 본관에는 34개의 방이 있고, 작은 별채와 수영장 옆 건물, 캐나다왕립기마경찰 경비 시설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수십년간 유지보수가 미뤄지고 방치되면서 지금은 사람이 살 수 없는 상태가 됐다.
2015년 스티븐 하퍼 전 총리 이후 공식적으로 거주한 총리는 없고, 2022년에는 일반인의 출입도 금지됐다.
노후한 건물은 곰팡이와 석면, 납 오염에 노출됐고, 쥐 출몰로 벽 안에 사체와 배설물이 발견되는 등 심각한 위생 문제가 제기됐다. 낡은 배선과 냉난방 시설 고장으로 화재 등 안전 우려도 불거졌다.
카니 총리도 이곳에 거주하지 않고, 맞은 편 총독 관저 부지 내 임시 거처인 '리도 코티지'에서 생활하고 있다.
그동안 역대 총리들은 수천만달러에 달하는 개보수 비용을 공공 재정으로 부담할 경우 정치적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했다.
카니 총리는 "나는 이곳에 살 생각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그는 "하지만 미래의 총리들은 나라를 이끌면서 이곳에서 자녀들을 키워야 할 것"이라며 "그들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아이들을 키울 수 있도록 복원할 것"이라고 했다.

noma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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