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아르메니아 학살 인정' 결의…튀르키예 겨냥

입력 2026-06-29 00:45  

이스라엘 '아르메니아 학살 인정' 결의…튀르키예 겨냥

이스라엘 '아르메니아 학살 인정' 결의…튀르키예 겨냥


(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이스라엘 연립정부 내각이 28일(현지시간) '아르메니아 집단학살(제노사이드)' 사건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기드온 사르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이날 각료회의 후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내가 발의한 아르메니아 학살 인정 결의안에 만장일치로 찬성표를 던져준 정부 각료들에게 감사를 표한다"며 이같이 전했다.
사르 장관은 "이스라엘은 역사적 진실을 인정하고, 이를 부정하려는 시도를 거부하는 도덕적 의무를 다한 32개국에 합류하게 됐다"며 "옳은 일을 하기에 너무 늦은 때란 없다"라고 주장했다.
사르 장관은 별도 히브리어 영상 성명에서 "사실관계에 논쟁의 여지가 없는 약 100여년 전의 이 끔찍한 학살은 150만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문화유산을 파괴했다"라고도 했다고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보도했다.
사르 장관이 집단학살의 주체로 '튀르키예'를 명시적으로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이번 결의는 과거 오스만제국이 아르메니아인을 집단학살했다는 견해와 관련해 튀르키예를 의도적으로 자극하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튀르키예 당국은 이와 관련해 아직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다수의 역사가는 1915∼1923년 당시 튀르키예의 전신인 오스만제국이 아르메니아인과 다른 소수민족을 학살했다고 보며 이로 인해 약 150만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한다.
이에 대해 튀르키예는 '1915년 사건'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전쟁 중 벌어진 쌍방 충돌의 결과라며 학살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다. 숨진 아르메니아인 규모도 30만 명 정도라고 주장한다.
아르메니아인 제노사이드를 공식적으로 인정한 나라는 미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 30여개국 정도에 불과하다.
그간 이스라엘은 튀르키예와 긴장을 피하기 이 사건을 두고 '집단학살'이라는 표현은 되도록 사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2023년 10월 이스라엘을 기습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튀르키예 정부가 감싸면서 양국 사이에 갈등이 고조됐고, 이 역사적 사건도 수차례 공방의 대상으로 소환됐다.
작년 8월 네타냐후 총리는 한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은 왜 아르메니아인에 대한 제노사이드를 인정하지 않느냐'는 취지의 질문을 받자 "했던 것 같다", "내가 방금 했다" 등 답변으로 집단학살 사건을 사실상 인정한 바 있다.
d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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