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규모 지방분권 이룰 것"…'10년 계획' 첫 정책 구상 발표
"지방에 인프라 공공 통제권 더"…'복지 지출 낮춰야' 언급도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사임을 발표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의 후임으로 유력한 앤디 버넘 노동당 하원의원이 "우리나라가 이제껏 보지 못한 규모의 권력 재균형을 이루겠다"고 29일(현지시간) 밝혔다.
버넘 의원은 이날 자신의 지역구가 있는 맨체스터에서 한 연설에서 지방 균형 발전을 중점으로 한 경제 구상을 발표하면서 "권한을 가장 잘 쓸 수 있는 사람들과 장소에 둘 것"이라고 말했다.
버넘 의원이 하원 재입성에 성공하고 스타머 총리가 사임을 발표해 총리직 도전의 길이 열린 이후 정책 발표는 처음이다. 집권 노동당 내 두드러지는 경쟁 상대가 없어 버넘 의원은 이르면 7월 중순 스타머 총리의 후임이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버넘 의원은 이날 자신의 경제 정책 구상을 '영국에 필요한 서킷 브레이커'라고 표현했다. 영국은 경제 성장 둔화, 높은 물가, 빠듯한 공공 재정 속에 대대적인 국방비 증액, 공공 서비스 개선이 필요한 난국에 처해 있다.
버넘 의원은 "국민 한명 한명의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새로운 결의가 필요하다"며 "우리 경제와 국가를 바로잡고 정치를 변화시키며 그걸 지금 당장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구상을 '10년 계획'이라며 제시했다. 2024년 7월 총선 압승에 따른 노동당 임기는 2029년 여름까지 약 3년 남았다.
스타머 총리도 2024년 7월 취임하면서 영국을 완전히 쇄신하고 경제를 최우선으로 삼겠다고 공언했으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 속에 초기부터 지지율이 급락했다.
버넘 의원은 기업친화적이고 지역 중심의 경제 인프라 투자를 강조하는 '맨체스터리즘'을 설파해 왔으며, 이날도 '급격한' 지방 분권을 약속했다.
버넘 의원은 지난주부터 관측됐던 '북부 총리실'(No. 10 North) 설치를 공식적으로 제안했다.

그는 "더 분명한 목적을 가진 더 효율적인 국가를 만들겠다. 나라 구석구석에 전력을 공급하고 성장과 재생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여기 맨체스터에 터를 둔, 확장된 총리실을 통해 그 변화를 이루겠다"고 말했다.
그는 "북부 총리실은 영국의 재배선을 맡는 신경중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 정부와 지방 정부의 업무를 조율해 지방 정부가 지역 전략을 장기적이고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게 돕는다는 구상이다.
버넘 의원은 "영국의 모든 부분(지역)이 물과 주택, 에너지, 교통과 같은 필수 서비스에 대한 공공 통제권을 더 많이 갖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2차대전 이후 최대 규모'로 지방 주택을 건설하는 프로그램과 지역 상권을 살리기 위한 영업세 개편도 약속했다.
버넘 의원은 이날 "독일 기본법을 차용해 영국의 모든 지역에서 동등한 삶의 조건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의무가 주어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를 두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독일에선 소득세와 부가가치세 세수를 중앙 정부가 지역과 나눠야 하고 지역별 경제 격차를 줄이기 위한 재정적 형평성도 의무라고 짚었다. 영국에선 세수의 90% 이상이 중앙 정부인 재무부로 들어간다.
버넘 의원은 "공공 재정에 위험을 안기지 않으면서도 영국에 숨통을 틔울 것"이라며 스타머 내각의 재정 준칙 준수는 그대로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복지 지출을 낮춰야 한다고는 언급했지만,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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