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내 가나인 사상자 발생 두고 양국 이견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남아프리카공화국내 반(反)이민 정서가 고조되면서 남아공과 주변 아프리카 국가 간 외교적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가나 정부가 다음 달 예정된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의 가나 방문 연기를 요청했다.
양국은 '방문 연기'라고 표현했지만, 남아공 내 가나인의 사망을 두고 양국 정부가 갈등을 보이면서 사실상 가나가 라마포사 대통령의 방문을 거부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8일(현지시간) 가나 현지 매체와 AFP 통신 등에 따르면 펠릭스 크와크예 오포수 가나 공보부 장관은 전날 현지 라디오 방송 조이FM과 인터뷰에서 다음 달 가나에서 열릴 예정이던 양국 정상회담이 연기됐다고 밝혔다.
오포수 장관은 "최근의 폭력 사태가 회담의 주요 의제를 가릴 가능성이 있다"며 "방문을 연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해 남아공 정부에 외교 경로를 통해 통보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남아공과의 관계를 소중히 여기고 있다. 양국 관계는 여전히 우호적"이라면서도 "남아공 정부가 외국인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더 많은 조처를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가나는 애초 예정된 라마포사 대통령의 방문이 '국빈 방문'이라고 설명했지만, 남아공 정부는 양국의 정례 양자위원회 회의 참가를 위한 '공식 방문'이었다고 밝혀 차이를 보였다.
남아공 대통령실은 또 가나 측이 양자위원회 회의 연기를 요청한 것은 사실이라고 확인했지만, 명확한 연기 이유를 전달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남아공 대통령실 대변인은 AFP에 "가나와 긴장이 있을 이유가 전혀 없다고 본다"면서도 가나 외무부가 "반남아공적 수사"를 사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양국은 최근 진행된 남아공 내 불법 이민자 반대 시위와 관련한 가나인 피해에 대해서도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가나 외교부는 지난달 30일 남아공 케이프타운에서 반이민 시위 도중 가나인 1명이 총격으로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남아공 경찰은 곧바로 해당 날짜에는 그런 사건이 접수된 기록이 없다며 하루 전인 지난달 29일 케이프타운에서 가나인 1명이 숨진 사건은 있었지만 이는 반이민 시위와 무관한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가나 정부는 또 지난달 반이민 시위로 가나인 15명이 중상을 입었다고 주장했지만, 남아공 정부는 이 역시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양국 간 외교 갈등은 앞서 남아공에 거주하는 한 가나인 청년이 "당신 나라나 가서 고쳐라"라는 말을 들으며 위협받는 영상이 온라인에서 퍼지며 심화했다.
가나 정부는 지난 5월 남아공에서 반복되는 외국인 혐오 사태와 관련해 아프리카연합(AU)에 공식 청원을 제출하고 진상조사단 파견을 촉구했다.
가나는 현재 남아공 내 자국민을 900명 이상 귀국시켰으며, 앞으로도 900여명이 추가 송환될 예정이다.
이들에 대해서도 가나 정부는 대부분 합법적 체류자격을 갖추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남아공 정부는 불법체류자라고 반박했다.
가나뿐 아니라 나이지리아, 말라위, 케냐 등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도 남아공 내 반이민 폭력을 우려해 자국민을 귀국시키고 있으며 지금까지 약 2만5천 명이 송환된 것으로 알려졌다.

ra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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