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보안·기기까지 AI 확산…'AI 일상화' 경쟁 본격화
(서울=연합뉴스) 유현민 기자 = 인공지능(AI)이 연구실을 넘어 공공서비스와 개인 디바이스 등 국민 일상 속으로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
정부는 행정과 안전 분야의 AI 도입을 확대하고, 산업계는 AI 보안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스마트워치를 포함한 개인용 기기에서도 AI를 기기 내부에서 직접 처리하는 '엣지 AI'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AI 활용 방식도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교통단속부터 응급실까지…공공서비스 속으로 들어온 AI
AI가 행정과 공공서비스 혁신의 핵심 도구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2026년 거브테크(GovTech) 창업기업 AI 실증·사업화 지원사업' 대상 과제 18개를 선정하고 본격적인 실증에 착수했다.
선정된 과제는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생활밀착형 서비스가 중심이다.
AI가 교차로 꼬리물기를 실시간으로 감지해 교통 흐름 개선을 지원하고, 응급실에서는 의료진의 응급처치 적절성을 즉시 평가한다. 공공기관 서류를 사전에 검토하거나 중소기업의 정부 지원사업 신청을 돕는 AI 에이전트도 도입된다.
외국인 주민을 위한 AI 민원 상담과 보이스피싱 대응, 건설 현장 위험성 평가, 고속도로 배수 설계 검증 등도 이번 실증 대상에 포함됐다.
그동안 생성형 AI 활용이 챗봇이나 업무 보조에 집중됐다면 이제는 교통·의료·행정·안전 등 공공서비스 전반으로 적용 범위가 넓어지는 양상이다.
업계에서는 AI가 단순한 업무 효율화를 넘어 공공서비스 품질과 안전을 높이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AI 안전벨트가 경쟁력"…보안이 국가 전략으로
AI 활용이 늘어날수록 보안 중요성도 함께 커지고 있다.
서울에서 지난 8일 열린 제15회 정보보호의 날 기념식에서는 AI 안전과 보안이 산업 발전을 가로막는 규제가 아니라 AI 시대 필수 인프라라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전문가들은 AI가 취약점을 자동으로 찾고 공격 코드까지 생성하는 시대가 현실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AI 에이전트와 오픈소스 도구를 결합하면 비전문가도 자동화된 사이버 공격을 수행할 수 있어 기존 보안 체계만으로는 대응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취약점 공개 이후 실제 공격까지 걸리는 시간은 과거 수년에서 최근에는 몇 시간 수준까지 단축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취약점이 공개되기 전에 공격이 시작되는 사례까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AI 사용 이력 기록과 데이터 보호, 프롬프트 공격 차단, AI 행위 통제 등을 새로운 보안 기준으로 제시하며 AI 보안 역량이 향후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요소로 꼽았다.
AI 경쟁의 무게중심이 모델 성능에서 안전성과 신뢰성, 보안 역량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 손목 위 AI 시대…엣지 AI 경쟁도 본격화
AI는 개인이 사용하는 디바이스 안으로도 빠르게 들어오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엣지 AI 스마트워치 출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 증가했다.
전체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5%까지 확대됐다.
엣지 AI는 데이터를 클라우드가 아니라 기기 안에서 직접 처리하는 기술이다.
심박수와 혈압, 수면 패턴 등을 실시간 분석하면서도 개인정보를 외부 서버로 보내지 않아 응답 속도와 보안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애플이 현재 시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퀄컴과 화웨이, 구글 등도 AI 연산 기능을 강화한 웨어러블 칩 개발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전용 AI 반도체 없이 소프트웨어 최적화만으로 기기 내 AI를 구현하는 기술도 등장하면서 엣지 AI 적용 범위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AI 산업은 이제 거대언어모델(LLM) 개발 경쟁을 넘어 공공서비스와 보안, 개인 디바이스 등 일상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기술을 얼마나 잘 만드는지를 넘어 얼마나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활용하느냐가 새로운 경쟁력으로 떠오르면서 AI의 일상화가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hyunmin6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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