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스토리] 증권가, '홈플 사태'에 "경쟁사 수혜" 전망 솔솔

입력 2026-07-12 07:01  

[마켓스토리] 증권가, '홈플 사태'에 "경쟁사 수혜" 전망 솔솔

[마켓스토리] 증권가, '홈플 사태'에 "경쟁사 수혜" 전망 솔솔
증권가 보고서 "이마트·롯데마트 매출, 최대 1조5천억원 증가할 수도"
늦어도 20일까지 회생 폐지 결정에 즉시항고 않으면 파산 절차
대형마트 규제 해소 필요성 제기도…"온라인몰과의 형평성 맞춰야"



(서울=연합뉴스) 김유아 기자 = 파산 위기의 홈플러스 사태를 바라보는 증권가 시선이 유통 업계뿐만 아니라 자본시장 전반으로 향하고 있다.
기업 최대주주·채권자의 책임 범위와 긴급운영자금(DIP) 금융 집행 조건 그리고 대형마트 산업 재편 등 쟁점이 이번 사태 핵심으로 떠오르면서다.
일단 증권사들은 홈플러스 경쟁사의 반사이익 규모를 구체적으로 추산하기 시작했다. 더 나아가 회생을 위한 자금조달 협상 향방 그리고 대형마트 산업의 구조 변화 필요성까지, 이번 사태가 남길 과제도 함께 점검하는 분위기다.

◇ "반사이익 규모 얼마나 될까" 증권가, 경쟁사 분석 보고서
12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사태를 조용히 지켜보던 증권가에선 지난 3일 법원의 홈플러스 회생절차 폐지 결정이 내려지자, 회생절차 폐지 확정을 전제로 경쟁사 수혜 규모를 분석하는 보고서가 하나둘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홈플러스 사태가 어떻게 될지 예측은 어렵지만, 이마트[139480] 반사 수혜(매출)는 연간 2.2%포인트(p) 수준으로 추정한다. 현재 영업하는 홈플러스 점포 중에서도 매출이 부진한 점포가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분석했다.
박종대 하나증권 연구원은 "홈플러스 59개점 폐점 영향으로 인근 이마트와 롯데마트 매출은 전년 대비 10% 증가했고, 전사적으로 2%p 성장률을 제고시켰다"며 "(홈플러스가 모두 폐점하면) 반사이익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작년 홈플러스 매출(익스프레스 제외) 4조8천억원 중 30%가 경쟁사로 이동한다고 추정하면 이마트와 롯데쇼핑[023530] 매출은 최대 1조5천억원 증가하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홈플러스 인근에 있는 경쟁사, 이른바 '경합점'의 매출 성장세가 눈에 띄게 커지고, (홈플러스의)점포 정리에 따른 대량 할인 행사가 끝나면 출혈 경쟁이 줄어 마진은 더 좋아질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고 전했다.
홈플러스가 폐업하면 이마트와 롯데마트 각 점포 매출이 15∼20%씩 증가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일부서 나온다.

◇ 최대 주주 MBK-채권자 메리츠 책임 공방…이제 시한은 약 열흘
홈플러스가 회생 계획에 필요한 2천억원을 늦어도 오는 20일까지 마련해 법원 결정에 즉시항고하면 이런 전망이 수정될 여지는 있다. 하지만 해결책은 최대 주주인 사모펀드 MBK와 최대 채권자 메리츠금융그룹 간 공방전에 파묻히다시피 하고 있다.


MBK와 메리츠는 서로 최대 주주로서의 경영책임과 채권자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묻는 '책임 공방전'을 벌이고 있는데, 실은 누가 결국 자금조달에 더 큰 리스크를 질 것이냐에 대한 논쟁에 가깝다.
MBK는 김병주 회장과 함께 홈플러스에 총 4천억원을 출연·보증해 더는 여력이 없다며 메리츠가 DIP 금융으로 2천억원을 모두 조달해야 한다는 입장이나, 메리츠는 이 MBK가 주장하는 4천억원 중 현금은 400억원에 불과해 실제 투자 비용은 얼마 되지 않는다고 반박한다.
나머지 3천600억원은 대출이나 이자 지급에 대한 보증일 뿐인데도, 13조원대 자산가인 김 회장이 현금 투자 리스크를 더 지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다.
메리츠는 1천억원까지만 DIP 지원할 수 있다고 못 박으며 그 이유로 고위험 대출 증가에 따른 경영진 배임 가능성을 들었는데, 반대로 MBK는 자산만 135조원인 대형 금융그룹이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고 대출금 회수에만 몰두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한다.
대출 원금 1조3천억원의 이자에 더해 홈플러스 파산 시 회수하는 담보가치를 모두 합하면 1조5천600억원, 즉 원금 이상을 벌 수 있으니 메리츠가 더는 리스크를 부담하지 않겠다는 것 아니냐는 취지다.
이 공방이 결국 해결책을 도출하지 못해 법원의 회생 폐지 결정 확정으로 이어지면 홈플러스는 파산 절차를 밟게 된다.

◇ 증권가 "대형마트 성장세는 계속 저하 중"…규제 해소 여부 주목
최근까지의 자금조달 논의 상황과 유통 업황을 모두 고려했을 때, 시장은 홈플러스 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을 가능성에 회의적이다.

유통 업계를 전문적으로 분석하는 한 증권사 연구원은 "MBK가 홈플러스를 살 땐 점포들의 부동산 가치가 크다는 장점이 부각됐다. 우량 점포 중심 '세일앤드리스백'(매각 후 재임대) 전략으로 이미 부동산 상당수를 처분했기 때문에 MBK 입장에선 회생시킬 경제적 요인이 더는 없지 않겠나"라고 전했다.
또 다른 유통 부문 연구원은 "밀린 임대료와 퇴직금 등에만 1천억원 중반이 빠져나가야 해서 2천억원이 수혈되더라도 쉬운 상황이 아니다. 식품 업계에서 이를 많이 우려하고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진협 한화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법원 결정이 MBK와 메리츠 사이 운전자본 확보 논의가 공회전하는 상황을 반영한 것이기 때문에 기존대로 경영하게 될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 전망한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회생 가능성을 높이려면 대형마트 산업 투자 매력도 자체를 높여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이는 규제 해소를 통한 대형마트 산업 재편 필요성으로도 연결된다.
이화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대형마트 영업 규제와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쇼핑으로의 전환 가속화, 쿠팡 새벽 배송 경쟁 심화 등이 겹치며 대형마트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상훈 연구원은 "이제는 정책 변화도 필연적이다. 오프라인 유통 산업의 전통시장 상권 침해보다는 온·오프라인 간 규제 형평성 확보 및 적극적인 정책적 변화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짚었다.
이진협 연구원은 "홈플러스 사태로 대형마트가 더 이상 강자가 아니라는 점이 재확인됐다. 또 핵심 인프라 역할을 하던 대형 유통시설의 폐점은 해당 지역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도 부각되고 있다"며 홈플러스 사태가 의무휴업과 같은 규제 해소 논의에 불을 지필 것으로 전망했다.
ku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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