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두 전쟁 군사력 한계 드러내…지도자 차이점도 부각"
푸틴, 퇴로 모색 쉽지 않지만 트럼프는 "목표 달성" 언제든 주장 가능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모두 자신이 시작한 전쟁에서 원하는 정치적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채 진퇴양난에 빠졌다는 점에서 닮은 처지라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푸틴 대통령은 군사적 압박을 강화하는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휴전과 협상을 모색하는 등 '출구 셈법'은 극명하게 엇갈리는 모습이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군사력을 동원해 정치적 목표를 이루려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는 공통점이 있는 반면, 전쟁을 대하는 태도와 출구를 모색하는 방식에서는 뚜렷한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NYT는 "두 전쟁은 모두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는 데 있어 군사력의 한계를 드러냈을 뿐만 아니라, 미국과 러시아가 세계 무대에서 보여주려 하는 강대국 이미지도 약화시켰다"며 "동시에 버티는 푸틴 대통령과 끊임없이 입장을 바꾸는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차이도 여실히 드러내기도 했다"고 평가했다.
우선,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저지와 돈바스 전역 장악 등 구체적인 전쟁 목표를 내걸고, 상대방으로부터 지속적인 양보를 끌어낼 때까지 군사적 압박을 유지해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러시아 소식통들은 푸틴 대통령이 전쟁 자체를 우크라이나와 서방을 상대로 한 최대 협상 지렛대로 여기고 있으며, 군사적 압박을 거둔 뒤에는 원하는 양보를 얻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NYT에 전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 목표를 여러 차례 수정하면서 협상과 군사행동 사이를 오가는 모습을 보였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2월에는 "이란의 미사일을 파괴하겠다"고 밝혔지만, 지난달에는 다른 나라들도 탄도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이란만 이를 갖지 못하게 하는 것은 "좀 불공평하다"고 말하는 등 입장이 바뀌었다.
이런 차이 때문에 푸틴 대통령은 정치적으로나 전략적으로 쉽게 후퇴할 수 없는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언제든 "목표를 달성했다"고 주장하며 전쟁을 마무리할 유연성을 확보한 측면이 있다고 NYT는 분석했다.
실제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군 사망자가 35만∼45만명으로 추산되고 경제난과 국민들의 전쟁 피로감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강경 태세를 고수하고 있다.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키이우 정권을 살려주는 것은 우리의 계획에 없다"며 전쟁 수행 의지를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주 이란 정권을 향해 "쓰레기(scum)" 같은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내며 "아예 끝장을 낼 수도 있다"고 경고했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이란 지도부가 그의 위협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이란 특사를 지낸 로버트 말리는 "트럼프 대통령은 적어도 한동안은 이번 전쟁을 통해 하나의 교훈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며 "그 교훈은 전쟁을 계속하는 것보다 끝내는 편이 자신에게 더 유리하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sj99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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