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 충격에 일부 방침 수정키로…'소비세 감세' 문제도 발목

(도쿄=연합뉴스) 이도연 특파원 = 일본의 경제재정 운영 기본방침 초안에 시장이 크게 동요하자 일본 정부가 방침 결정을 연기하고 문구 조정에 나섰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14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당초 이날로 예정된 경제재정 운영 기본방침 '호네부토'(骨太)의 각의 결정을 연기하기로 했다.
일본 정부는 매년 여름 호네부토 방침을 수립해 다음 연도 예산 편성을 위한 기본 지침과 중점 정책 등을 기재한다.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로서는 이번이 첫 호네부토 방침이며, 이를 통해 '책임 있는 적극재정'을 실행하기 위한 재정 정책의 틀을 제시할 예정이다.
그러나 지난달 공개된 방침 초안에는 작년까지 포함돼 있던 '재정건전화'라는 문구가 빠진 데다 일본은행과 관련해 "적절한 금융정책 운용이 이뤄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라는 내용이 들어갔다.
그러자 정부의 적극 재정 정책과 일본은행 금리 인상 억제 등에 대한 우려로 10년물 일본 국채 금리가 약 30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채권시장 등에 충격이 가해졌다.
미쓰이 스미토모 트러스트 자산운용의 이나도메 가쓰토시 선임 분석가는 호네부토 초안 공표부터 지난 9일까지 국채 장기금리의 상승 폭이 미국이나 한국을 웃돌았다면서 미국 금리가 움직이지 않는 시간대에도 일본 국채가 매도되고 있어 "일본 고유의 요인으로 상승한 국면이 두드러지며, '호네부토 쇼크'의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에 일본 정부는 방침을 수정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먼저 일본은행의 독립성을 명시한 일본은행법 제3조를 각주로 넣고, 적절한 금융정책 운용을 요구하는 부분에서는 '안정적인 물가 상승의 실현'이라는 문구를 추가하는 방식이 될 전망이다.
일본 정부의 고위 관계자는 닛케이에 총리관저가 호네부토 방침 마련 과정에서 장기 금리 상승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서 "그렇다고 해도 늦었다"라고 말했다.
각의 결정 연기의 또다른 요인은 '식료품 소비세 감세' 문제라고 닛케이는 전했다.
다카이치 총리의 핵심 공약인 소비세 감세를 호네부토 방침에 포함할지 여부가 결정되지 않아 각의 결정이 연기됐다는 것이다.
내년 4월부터 2년간 식료품의 소비세율을 현행 8%에서 1%로 인하하고, 이 1%에 상당하는 만큼은 소득 연동 급여를 통해 '실질적 제로(0)'로 만드는 정부 방안에 대해 야당은 반대하고 있다.
한 내각부 당국자는 소비세 감세를 논의하는 국민회의에서 결론이 나지 않은 것이 호네부토 방침 각의 결정 연기의 이유라고 닛케이에 전했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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