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의회, '초정통파 병역 기피자 체포 금지법' 가결

입력 2026-07-15 01:12  

이스라엘 의회, '초정통파 병역 기피자 체포 금지법' 가결
초정통파 유대교도 징집 사실상 중단 전망
시민단체·야당 즉각 위헌 소송 제기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유대 경전인 토라 연구를 국가적 가치로 규정한 기본법을 통과시켰던 이스라엘 크네세트(의회)가 이번에는 병역을 기피한 초정통파 유대교도(하레디) 남성들의 체포 및 기소를 금지하는 법안도 논란 속에 처리했다.
이로써 초정통파 유대교도 징집이 당분간 전면 중단될 전망이다.
크네세트는 14일(현지시간) 본회의를 열고 병역 기피 하레디 남성의 체포 및 기소를 금지하는 법안을 찬성 58표, 반대 54표로 가결 처리했다.
이날 처리된 법안은 수만 명의 하레디 병역 기피자들에게 오는 11월 30일까지 체포 면제 특권을 부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스라엘 검찰총장이 지난 5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법안 통과 전까지 체포 대상에 해당했던 병역기피자는 약 7만2천명에 달한다.
또 법안 발효 이후 병역 의무가 발생하는 이들에게도 동일한 기준을 적용해, 병역 기피에 따른 체포 위협을 없앴다.
아울러 병역 기피자에 대한 강제 집행 절차를 통해 진행 중인 형사 소송도 전면 중단시키는 내용도 새 법에 들어 있다.
초정통파 유대교 정당들이 입법을 주도한 이 법안의 표결은 극심한 논란 속에 진행됐다.
초정통파 유대교 정당인 토라유대주의연합(UTJ)의 모셰 가프니 대표가 법안이 처리될 때까지 연정의 다른 모든 법안을 저지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뒤 밤샘 대치 끝에 표결이 이뤄졌다.
야당은 무려 1천748건의 수정안을 내며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에 나서면서 의회 토론이 1박 2일간 이어졌다.
일부 연정 소속 의원들은 당론을 깨고 반대표를 던지기도 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일부 토론에 참석해 야당 의원들로부터 "수치스럽다", "나가라" 등 야유를 받았으나, 표결 직전 이석해 투표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이스라엘 카츠 국방부 장관이 찬성표를 던졌을 때도 야권에서는 "수치스럽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네타냐후 총리의 부재중 이름이 호명되자 한 야당 의원은 그를 향해 "배신자"라고 맹비난하기도 했다.
법안 처리에 앞서 에얄 자미르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라며 "이스라엘군의 필요에 명백하게 배치되며, 사실상 대규모 기소 면제를 제공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법안 처리 직후 시민단체와 야권은 일제히 위헌 소송을 제기했다.
시민단체 '양질의 정부를 위한 운동'(MQG)은 이날 대법원에 제출한 청원서에서 "병역 기피자들에게 체포 면제 특권을 부여하는 이 법안은 일각에서 포장하는 것처럼 소극적이고 임시적인 비상조치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오히려 전투병들과 예비군들이 3년 연속으로 짐을 짊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국방의 의무가 국민의 일부에게만 적용되는 비정상적 현실을 아예 법으로 노골화하려는 시도"라고 규탄했다.
야당인 예쉬 아티드와 이스라엘 베이테누도 곧바로 대법원에 청원서를 제출했다.
이들 정당은 "연립정부가 병역 의무 분담의 평등 원칙을 짓밟으며 하레디의 대규모 병역 기피를 조장하고 있다"면서 "이스라엘군 장병들이 무거운 짐을 진 중대한 시국에, 정부는 또다시 이들의 얼굴에 침을 뱉고 있다"고 비난했다.
앞서 크네세트는 전날 유대교 경전인 토라 연구를 유대인과 국가의 '근본 가치'로 선언하는 내용의 준 헌법 성격의 기본법을 논란 속에 가결 처리했다.
meola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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