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월드컵 결승 응원전 '후끈'…트럼프 직관에 비밀경호국 투입

입력 2026-07-20 06:52   수정 2026-07-20 07:00

[르포] 월드컵 결승 응원전 '후끈'…트럼프 직관에 비밀경호국 투입

[르포] 월드컵 결승 응원전 '후끈'…트럼프 직관에 비밀경호국 투입
경기 달군 응원 대결…"아르헨엔 메시 있다" vs "스페인은 시스템으로 승리"
트럼프 등 정상들 오면서 보안 한층 강화…취재진은 검색대 통과에 2시간

(뉴저지=연합뉴스) 박성민 특파원 = "우리에겐 메시가 있어서 무조건 이길 겁니다."
"스페인은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팀입니다. 팀워크로 경기하는 팀이 이기는 법이죠."
아르헨티나와 스페인의 2026 북중미 월드컵 결승전이 열린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의 뉴욕/뉴저지 스타디움 앞에서 만난 양국 축구 팬들은 하나같이 자국팀의 강점을 설명하며 자신 있게 우승을 점쳤다.
캐나다 산불 연기가 유입되며 며칠째 뿌옇던 뉴저지의 하늘은 아주 맑게 개지는 않았지만 구름이 약간 낀 정도였고, 기온도 섭씨 27도 정도로 한여름 날씨 치곤 선선했다.



경기 2시간 전부터 친구들과 함께 경기장 바로 앞에서 맥주를 마시던 곤살로씨는 "축구하기에 딱 좋은 날씨"라고 했다.
스페인 출신으로 현재 멕시코에 산다는 그는 친구 5명과 함께 붉은색 스페인 유니폼을 맞춰 입고 방방 뛰며 응원가를 부르고 있었다.
곤살로씨는 기자가 '무슨 노래를 부르는 거냐'라고 묻자 "스페인 응원가"라고만 설명한 뒤 '에스파냐'를 크게 외친 뒤 박수를 3차례 치는 스페인의 대표 응원 구호를 따라 해보라며 알려줬다.
그와 함께 온 알바로씨는 현재 런던에 살면서 석유 무역업체에서 일한다고 했다. 이번 월드컵 결승전을 맞아 세계 각국에 퍼져 있는 친구들이 미국에서 만나 모국을 응원하러 온 것이다.
스페인이 우승을 차지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 알바로씨는 "스페인은 시스템으로 경기하는 팀"이라며 "한 명의 특출난 선수 위주로 하는 팀이 아니라 팀워크로 경기하는 팀이 더 좋은 팀"이라고 설명했다.




뉴욕에 거주한다는 알베르토(69)씨의 가족들은 모두 하늘색 줄무늬가 들어간 아르헨티나 유니폼으로 맞춰 입고 있었다.
그의 아들 같아 보이는 젊은 남성이 어린아이를 안고 있길래 "아들·손주와 3대가 함께 왔느냐"고 물었더니 "내 대자(代子·godson)와 그의 아이"라며 "아르헨티나에서 결승전을 보러 왔다"고 했다.
알베르토씨는 당연히 아르헨티나의 대회 2연패를 점쳤다. 그는 "나는 리오넬 메시의 열성 팬이다. 그가 있는 한 우리는 반드시 이길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날 스타디움 앞은 양국 팬들이 몰려 응원가를 부르고 응원 구호를 목청껏 외치는 사전 응원 열기가 뜨거웠다.
그러다 경기 시작 1시간 전쯤 화려한 발재간으로 '축구 예술의 GOAT'로 불렸던 브라질의 전설 호나우지뉴가 경호원들에 둘러싸여 나타나자 축구팬들이 휴대전화를 높이 들어 사진과 동영상을 찍으려 우르르 몰려드는 모습도 포착됐다.
세계 축구의 정상을 가리는 월드컵 결승전은 4년마다 돌아오는 터라 정상급 경기를 직관하려는 수많은 축구 팬들이 출신을 가리지 않고 경기장을 찾았다.



투우사 복장을 한 크리스천(24)씨는 안에 아르헨티나 유니폼 상의를 입었지만, 손에는 스페인 국기를 들고 있었다.
사진을 찍어도 되냐는 기자의 요청에 흔쾌히 응한 그는 "아빠가 콜롬비아 출신이라서 나는 원래 콜롬비아 팀을 응원한다"며 "오늘은 그저 경기를 즐기러 왔다"고 말했다.
"오늘은 두 팀을 모두 응원한다"고 했던 크리스천씨는 막상 '어느 팀이 이길 것 같으냐'고 묻자 "사실 스페인을 더 좋아한다"고 했다.
뉴욕/뉴저지 스타디움은 수용인원이 총 8만633명으로 미국 내 월드컵 경기장 중 가장 크다. 이날은 결승전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하듯 경기장에 빈자리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킥오프 시간은 오후 3시였지만, 대다수 팬은 오전 일찍부터 경기장으로 몰려들었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 등 공동 개최 3개국 정상, 펠리페 6세 국왕 및 왕비와 페드로 산체스 총리 등 스페인 정상 등이 경기장을 찾았기 때문에 보안 검색이 한층 강화됐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경기장 보안 검색대에는 지난달 13일 브라질과 모로코의 조별리그 경기 때는 없었던 비밀경호국(SS) 요원들이 대거 투입됐다. 검색대뿐 아니라 경기장 외곽 도로 곳곳에도 기관총과 권총 등을 소지한 무장 병력이 눈에 띄었다.
일반 관중 입구는 그나마 여러 곳으로 분산돼 있었지만, 취재진의 통로는 한군데뿐이어서 보안 검색을 받기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각국 기자들의 원성을 샀다.
아르헨티나 매체 소속이라는 구스타보씨는 "줄이 아예 움직이지 않는다. 정말 미친 짓이다. 우리는 일하러 왔지 즐기러 온 게 아닌데 빨리 들여보내 줘야 하지 않나"라며 "이번은 정말 최악의 월드컵 조직위원회"라고 분통을 터트리기도 했다.
min22@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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