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석유 최고가격제 유지 방침…"홍해 막히면 대체수단"(종합)

입력 2026-07-21 15:41   수정 2026-07-21 15:42

정부, 석유 최고가격제 유지 방침…"홍해 막히면 대체수단"(종합)

정부, 석유 최고가격제 유지 방침…"홍해 막히면 대체수단"(종합)
이재명 대통령 "최고가격 더 강화해야"…폐지 수순서 연장 선회
산업부 "홍해 현재까지 정상운행"…"9월 원유도 90% 이상 확보"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장보인 기자 = 미국과 이란의 계속된 무력 충돌이 국제유가를 끌어올리면서 석유 최고가격제의 출구전략을 모색하던 정부의 계획에도 제동이 걸렸다.
미국과 이란의 휴전 국면 이후 국제유가가 안정세를 보이면서 제도 폐지 가능성이 커졌지만 최근 양국이 휴전 합의를 깨고 다시 충돌하면서 최고가격제는 당분간 계속 운영될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원래 계획에 의하면 지금쯤 (최고가격을) 더 내리거나 폐지했어야 하는데, 오히려 더 강화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국내 기름값 급등과 그로 인한 민생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석유 최고가격제를 계속해서 운영해야 한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는 지난달 27일 7차 석유 최고가격을 리터(L)당 150원 인하했다. 국제유가 하락 흐름에 맞춰 정유사가 주유소에 공급하는 휘발유, 경유, 등유의 출고가를 일괄적으로 인하한 것이다.
정부는 석유 최고가격을 순차적으로 낮춰 국내 기름값을 전쟁 이전에 근접한 수준으로 떨어뜨린 뒤 제도를 종료시킨다는 방침이었으나 미국과 이란 간 무력 충돌이 재개되면서 이 같은 계산은 어긋나게 됐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이달 1일 배럴당 71달러까지 내려갔던 브렌트유는 전날 90달러까지 상승한 뒤 이날 89달러대를 나타냈다. 같은 기간 60달러대였던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80달러대로 올라섰다.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넘어설 정도로 불안 심리가 확대되지는 않았지만 중동 정세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안전장치'로서 석유 최고가격제를 계속 쥐고 가겠다는 게 정부의 방침이다.
산업부는 4주 간격 조정 주기에 따라 이번 주 8차 석유 최고가격을 고시할 예정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유가 상황을 감안해 결정하겠다"며 "상황을 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국제유가 변동성이 확대되고 중동 지역 공급망 불안정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정부는 오는 9월까지 국내 원유 수급에는 차질이 없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이날 중동 전쟁 브리핑 자료를 통해 "7∼8월 원유는 전년 평균 대비 110% 이상 확보했으며 9월 도입 원유도 꾸준히 증가해 전년 대비 90% 이상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기욱 산업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9월까지는 원유 수급에 크게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 홍해가 막히더라도 특별한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우회로인 홍해의 봉쇄 가능성도 거론되면서 원유 수급의 불안정성에 대한 우려는 커지는 상황이다.
예멘 친이란 후티 반군이 전날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해상 봉쇄를 선언하면서 홍해 입구인 바브엘만데브 해협 통행까지 어려워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봉쇄가 현실화할 경우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이 큰 타격을 입을 수 있으며, 수에즈 운하 등 대체 항로를 찾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다만 산업부는 현재까지 홍해 운항에 문제가 없으며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 실장은 "홍해에서 현재까지 정상 운행이 이뤄지는 것으로 확인된다. 계속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홍해가 막히면 상황이 더 어려워지겠지만 아직 현실화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당장 어떤 대응을 하지는 않는다"며 "(문제가 생기면) 수에즈 운하 등 다른 대체 수단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동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정부가 미국·이란의 종전 합의 이후 종료된 비축유 스와프(SWAP·교환) 제도 등 비상조치를 다시 도입할 가능성도 있다.
양 실장은 "7∼8월은 원유를 100% 이상 확보해 (조치를) 재개할 이유가 없다"며 "향후 상황을 계속 보고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산업부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지난 6월 17일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한국향 유조선 6척 중 3척은 이미 국내에 도착했으며 이번 주 중 3척이 국내로 들어올 예정이다.


changyong@yna.co.kr, boi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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