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서 AI로봇용 데이터수집 사업 확산…이마에 캠 달고 동작 반복

입력 2026-07-21 17:11  

中서 AI로봇용 데이터수집 사업 확산…이마에 캠 달고 동작 반복

中서 AI로봇용 데이터수집 사업 확산…이마에 캠 달고 동작 반복
징둥, 자체 센터 설립…가정·의료시설 등 환경 구현해 학습자료 확보
中, 세계의 '데이터 공장' 가능성…저임금 데이터 수집 일자리 구인 봇물

(서울=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당신도 이곳에서는 로봇의 선생님이 될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AI)과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에서 기존에 축적된 자료를 단순히 수집하는데서 벗어나 로봇 학습에 필요한 인간의 동작 데이터를 직접 생산하는 사업이 확산하고 있다..
재봉틀을 돌리고 열매를 수확하고 환자를 돌보는 등 다양한 작업 현장에서 데이터 수집원들은 머리에 카메라와 센서를 장착한 채로 동작을 무수히 반복하면서 로봇을 위한 학습자료를 생산해낸다.
로봇이 인간의 단순·반복 노동을 곧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지만 그처럼 기능이 뛰어난 로봇을 만들어내는 과정에는 역설적으로 인간의 끝없는 저임금 반복 노동이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 열매 따고 노인 돌보고…"내 몸짓이 로봇의 교과서"
중국의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중 하나인 징둥(JD.com)은 지난 3월 장쑤성 쑤첸의 피지컬 AI 데이터 수집센터를 세계 최대 규모로 확대하겠다는 포부를 발표했다.
징둥 측은 수십만명을 참여시켜 로봇 학습에 필요한 인간 동작과 힘 분포 등의 데이터를 수집한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이른바 '피지컬 AI 데이터 수집원'들은 징둥이 자체 개발한 무게 220g의 장비 '조이에고캠'(Joy Ego Cam)을 머리에 장착하고 각자 업무를 수행한다.
예컨대 인간이 탁자를 닦고 옷을 개고 물건을 정리하는 동안 머리에 쓴 수집 장비는 작업자의 움직임 궤적과 힘의 분포, 주변 환경과의 상호작용 등을 실시간으로 데이터화한다.
이렇게 수집된 데이터는 품질 검사를 거쳐 일종의 '로봇용 교과서'가 된다.
징둥 측은 지난해 10월 쑤첸의 메인 데이터 수집센터를 처음 가동한 데 이어 올해에도 계속 규모를 확장하고 있다. 현재 면적은 약 4천㎡다.
지난 5월에는 중국 최초의 지역사회형 피지컬 AI 데이터 수집 거점을 정식 운영하기 시작했다.
물류시설이나 의료시설, 가정 등의 환경을 구현한 공간에서 인간이 로봇의 움직임을 원격 조작하는 방식, 로봇이 구현해야 할 움직임을 인간이 시연해 보이는 1인칭 시점 방식 등으로 데이터 수집이 이뤄진다.
실제로 요양원에서 노인 재활을 돕는 요양보호사, 농촌에서 열매를 수확하고 농기구를 작동하는 농민, 살림하는 주부 등 다양한 직종과 생활 현장에서 데이터 수집이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
중국 현지매체인 상관신문과 바이싱관주 등은 앞서 센터의 본격적인 운영 소식과 함께 "AI 산업에서 컴퓨팅 자원이나 모델 개발과 마찬가지로 데이터 수집이 하나의 사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평가했다.



◇ 로봇용 학습자료 턱없이 부족…'데이터 제조' 뛰어든 中
과거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불렸다면 앞으로는 로봇용 학습 데이터가 전부 중국에서 만들어진다는 말이 농담처럼 쓰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대형언어모델(LLM)과 멀티모달 AI의 경우 이제까지 인간이 수십 년 동안 디지털 공간에 남긴 텍스트나 이미지, 영상 등을 학습해왔다면 실제 동작을 통해 과제를 수행해야 하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학습시키기 위해서는 방대한 양의 물리적인 데이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로봇 산업의 발전 가능성에 비하면 현재 축적된 피지컬 AI 관련 데이터의 양은 극히 미미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런 가운데 중국에서는 아예 국가 차원에서 나서 데이터 수집 사업을 적극 지원하다 보니 로봇 발전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징둥과학기술 관계자는 상관신문에 "데이터 수집 센터를 설립할 때 지방정부가 부지와 인허가 관련 절차를 지원해줬다"며 "계약 체결부터 운영까지 불과 40일 만에 이뤄졌다"고 전했다.
관영 신화통신도 데이터 수집 사업 선점에 나선 중국 서남부 구이저우성의 모습을 지난 16일 기획기사로 적극 홍보하기도 했다.
구이저우성의 도시 곳곳에서는 대학 졸업생 등 데이터 수집 분야 종사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돤안난 상하이 번위안즈수과학기술유한공사 구이양 지사장은 신화통신에 "현재 체화형 AI의 최대 병목은 알고리즘이 충분히 강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실제 물리적 상호작용 데이터의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 저임금 반복 노동…유효한 데이터 확보 어려워
로봇이 단순 노동자를 대체한다는 미래로 가기 전에 등장한 '무한 반복 노동'의 대가는 얼마일까.
중국 구직사이트나 소셜미디어에서는 '피지컬 AI 데이터 수집원' 구인 공고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시간당 급여는 15∼30위안(약 3천300∼6천600원) 사이에서 다양하게 제시됐다.
짧게는 며칠만 근무할 사람부터 최소 3개월 이상 근무할 인력까지 뽑고 있었다.
또한 여러 업체가 18세 이상 35세 이하의 청년층을 채용 조건으로 내세웠다.
초과근무를 수용할 수 있는 사람과 컴퓨터 관련 전공자를 우대하는 공고도 있었다.
언뜻 보기에 젊은이들이 쉽게 부수입을 올릴 기회로 여겨지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데이터 수집 업무가 생각보다 어렵다는 반응이 많았다.
이를테면 수집된 데이터의 품질이 불합격 판정을 받으면서 실제로 일한 시간만큼 데이터 수집 시간을 그대로 인정받지 못했다는 경험담도 전해졌다.
동작이 너무 빠르거나 밝기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 등이 데이터로서의 가치가 없기 때문이었다.
다만 가정용 서비스 로봇에서 산업용 로봇팔에 이르기까지 피지컬 AI가 블루오션으로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이제 막 인프라 구축 단계에 들어선 데이터 수집 사업 또한 당분간은 중국에서 더욱 확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suki@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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