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 있는 적극 재정' 내세워 대규모 투자…GDP 대비 부채비율 관리에 집중
시장 반응 주목…연내 안보 문서 개정·방위력 증강도 명시

(도쿄=연합뉴스) 이도연 특파원 = 일본 다카이치 사나에 정부가 대규모 투자를 통해 경제를 성장시켜 2040년도에 명목 국내총생산(GDP)을 약 1경 원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21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 NHK에 따르면 이날 오전 일본 정부는 '경제재정 운영·개혁 기본 방침'(호네부토 방침)을 각의에서 결정했다.
이번 호네부토 방침은 다카이치 내각에서는 처음 수립된 것으로, '강한 경제'의 실현을 위한 대규모 투자 및 새로운 경제 재정 운영으로의 근본적 전환, GDP 대비 부채비율의 안정적 감소를 핵심으로 한다.
다카이치 정권이 내건 '책임 있는 적극 재정' 기조하에 정부 투자를 지렛대로 삼아 성장 잠재력을 높이고, 임금 인상과 투자의 선순환으로 이어가려는 목표다.
방침에 담긴 2040년도까지의 '중장기 경제재정계획'에서는 실질 GDP 1%, 명목 GDP 3%를 상회하는 경제 성장률 목표를 조기 달성하기로 했다.
아울러 각 부처의 예산 상한선을 폐지하고, 기존 단년도 예산 편성에서 벗어나 복수 연도 예산 관리 방식을 도입하는 '강하고 풍요로운 일본 투자' 항목을 신설했다.
차세대 성장 동력의 핵심이 될 전략 분야에는 민·관이 함께 대규모 투자를 추진하기로 했다.
2040년도까지 17개 전략 분야에 총 370조엔(3천354조원)이 넘는 규모의 국내 투자를 유도해 해당 산업을 육성, 국제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17개 전략 분야는 피지컬 인공지능(AI), 반도체, 무인기(드론),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을 포함한 조선, 방위산업, 양자, 항공·우주, 콘텐츠, 디지털·사이버 보안, 핵융합, 정보통신, 해양 등이다.
일본 정부는 이 같은 투자를 통해 2040년도에는 민간 설비 투자가 연간 250조엔(2천266조원), 명목 GDP는 약 1천100조엔(약 1경 원) 정도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이번 방침은 역대 정권이 중시해온 재정 건전화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은 동시에 과거 방침의 핵심 목표였던 기초재정수지(PB) 흑자 달성과 관련해서는 "단년도 흑자 달성을 기계적으로 추구하지 않는다"라고 명시했다.
이는 성장 투자나 안보 등 필요한 정책에 재원을 유연하게 배분하겠다는 의도를 반영한 것이다.
대신 GDP 대비 부채비율을 안정적으로 낮추는 것을 핵심 목표로 했다. 경제 성장을 통해 GDP를 늘려 이 비율을 낮추겠다는 생각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각의 결정에 앞서 열린 경제재정자문회의·일본성장전략회의에서 "과도한 긴축 지향과 미래에 대한 투자 부족의 흐름을 끊고 국내 투자를 철저히 지원할 것"이라며 "'일본성장전략' 등으로 관민 투자를 유발해 공급력을 강화하고 사업 수익이 증가해 세율을 높이지 않아도 세수가 자연스럽게 늘어나는 GDP 확대에 기반한 선순환을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일본 언론은 이날 발표된 방침을 시장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주목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30일 호네부토 초안이 발표됐을 당시 적극적 재정 정책만 내세우고 재원이나 지출 개혁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이 보이지 않다는 평가가 나왔다.
아울러 일본은행과 관련해서는 '적절한 금융정책운영이 이뤄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내용만 들어가 있어 시장은 이를 정부가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을 견제하는 듯한 표현으로 해석했다.
이에 일본 장기 국채 금리가 30년 만에 최고로 치솟는 등 채권시장에 충격이 가해지며 '호네부토 쇼크'라는 말까지 나왔다.
이날 확정된 방침에는 각주에서 일본은행법 3조를 언급하면서 '금융정책의 구체적인 수단과 관련해서는 일본은행이 맡는다'는 문구를 추가했는데, 이는 초안에는 없었던 내용이다.
이와 관련해 기우치 미노루 경제재정담당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여당의 의견과 지적을 반영해 수정된 내용 중 하나"라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적극 재정에 대한 시장의 불안감을 의식한 듯 "시장의 신뢰를 확보하는 데 신경 쓰면서, 연간 국채 발행액 등을 구체화하겠다"는 내용을 방침에 포함했다.
아울러 국내외 투자자나 시장관계자들에게 재정 운영에 관한 투명한 설명을 계속하겠다고도 강조했다.
한편 호네부토 방침에는 경제재정 정책의 전환뿐 아니라 외교력과 주체적인 방위력을 강화하겠다는 내용도 담겼다.
일본을 둘러싼 안보 환경이 중국의 군사력 강화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등으로 복잡·심각해지고 있다면서 연내 개정 목표인 3대 안보 문서를 빠르게 검토해 5년 이내에 방위력 변혁을 실현하겠다고 명시했다.
이와 관련해 주석에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회원국과 한국, 호주의 GDP 대비 국방비 비율 목표를 제시했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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