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스페인 산불 대란에 다시 폭염 예보…"괴물 산불" 비상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유럽에서 지난 겨울에 강수량이 많았던 탓에 올 여름 산불이 더욱 잦고 심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풀과 나무가 겨울철에도 수분을 제대로 공급받고 무성하게 자랐다가 5월부터 지속된 건조한 날씨에 바싹 말라붙은 데 이어 여름에는 폭염이 덮치면서 지형 전체가 불쏘시개로 변했다는 것이다.
미국 CNN 방송이 전한 유럽산불정보시스템(EFFIS) 통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최근까지 유럽 대륙에서는 같은 기간 예년 평균보다 훨씬 더 넓은 면적이 불에 탔으며 사상 최악이었던 작년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특히 프랑스와 스페인에서 산불 피해가 극심하다.
프랑스에서 올해 들어 발생한 산불은 이미 300건을 넘어섰으며 이는 예년 평균 93건보다 훨씬 많다.
프랑스 기상청에 따르면 프랑스의 올해 여름 토양 수분 함량은 연중 동일 시점 기준으로 역대 최저 수준이며, 관측 사상 최저 기록에 가까워지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보르도가 중심지인 프랑스 남서부 지롱드 지역과 마드리드가 중심지인 스페인 중부에서는 최근 양국 역사상 최악 수준의 산불이 계속되면서 이재민 32만5천여명이 집을 떠나 대피했다.
산불 규모가 워낙 커서 자체적으로 적란운을 만들어내고 그 구름으로부터 거센 바람과 번개가 또 일어나면서 산불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고 프랑스 전국소방관연맹은 설명했다.
프랑스 전역의 산불 대피 인원 25만명 중 약 22만명이 지롱드주에서 나왔다.
지난 22일 이래 최근까지 지롱드 지역의 산불 피해 면적은 420㎢에 이르렀으며, 지역 캠핑장 45곳이 문을 닫아 약 4만명의 휴가 계획이 무산됐다.
이 지역 산불 진화 과정에서 소방관 84명이 다쳤고 그 중 10명이 후송됐다.
지롱드 지역 산불 진화에 투입된 한 소방관은 AFP에 "바람이 너무 많이 바뀌고 있어, 정말 불이 상황을 좌우하고 있다. 우리는 그 흐름에 맞춰 움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지역에는 소방관 2천500명, 군 병력 1천500명, 경찰관 1천200명이 배치돼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7일 오전 내각 회의에서 긴급 대응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27일 스페인 동부 발렌시아의 산불 피해 지역을 방문할 예정이다.
마드리드, 아빌라, 톨레도, 그리고 발렌시아 동부 카스테욘 지역에서 집을 떠나 대피한 총 인원은 약 7만5천 명에 이른다.
이 중 발렌시아에서는 주민 1만5천명이 집을 떠났으며, 소방관들은 새로운 산불과 싸우고 있다.
산체스 총리는 26일 마드리드 서쪽 아빌라주 산불 지역을 방문한 자리에서 "어려운 시간이 앞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비르히니아 바르코네스 민방위청장은 아빌라주에서 산불이 붙은 지역의 둘레 길이가 280㎞이고 넓이는 770㎢에 이른다고 국영방송 TVE에 설명하면서 스페인이 "괴물과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진화 작업의 어려움을 표현했다.

마드리드 서부 외곽 비야만타의 긴급 대피소를 방문한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은 산불이 스페인의 자연유산에 "헤아릴 수 없는" 피해를 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파악된 화재 관련 사망자는 3명이다.
프랑스에서는 21일 보르도 인근에서 소방관 2명이 숨졌고, 스페인 발렌시아 인근의 별도 소규모 산불에 따른 화재 현장에서 25일 민간인 1명이 숨진 것으로 보고됐다.
이탈리아에서도 산불이 나고 있다.
이탈리아 남부 풀리아 지역 페스키치 마을 인근에서는 관광객과 해수욕객 400명 이상이 바다를 통해 대피했으며, 300명이 추가로 구조될 예정이라고 해안경비대가 밝혔다.
교황 레오 14세는 스페인과 프랑스 산불의 모든 피해자와 화재 대응 인력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26일 호소했다.
limhwaso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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