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에 각 세운 야권 정치인, 러시아 떠났다

입력 2026-08-03 21:19  

푸틴에 각 세운 야권 정치인, 러시아 떠났다
'외국 대리인'으로 지정돼 피선거권 박탈당해


(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최근 러시아에서 외국 첩자 혐의로 피선거권을 박탈당한 야권 정치인 보리스 나데즈딘(63)이 유럽으로 출국했다고 AFP 통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나데즈딘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을 배경으로 한 짧은 영상을 올려 "좋은 소식이 있다, 나는 살아있고 자유롭다"며 "안타깝게도 지금은 러시아에 있지 않다"고 밝혔다.
나데즈딘은 "지금은 상황을 파악한 뒤 앞으로 무엇을 할지 생각해야 한다"며 "계획은 앞으로 밝히겠다"고 했다.
2000년대 초 하원(국가두마) 의원을 지낸 나데즈딘은 2024년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과 서방과의 관계 정상화를 공약으로 내걸고 러시아 대통령 선거에 출마를 선언한 인물이다.
그러나 당시 러시아 당국은 추천 서명 가운데 일부가 무효라는 이유를 들어 후보 등록을 거부했고, 그는 결국 선거에 나서지 못했다.
나데즈딘은 올해 9월로 예정된 러시아 총선에 다시 도전하고자 했었다. 유튜브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정면으로 겨눠 "푸틴은 25년간 집권하며 이 나라를 군사화, 고립주의, 권위주의의 길로 이끌었다"고 비판하며 각을 세웠다.
그는 "이 길은 1917년의 전철을 밟게 될 것"이라는 언급도 했다. 이는 제정러시아를 무너뜨리고 소련을 세웠던 두 차례의 혁명을 가리키는 말이다.
하지만 최근 나데즈딘의 정계 재진출은 불가능해졌다. 지난달 러시아 법무부가 나데즈딘을 간첩 혹은 스파이를 뜻하는 '외국 대리인'으로 지정하며 출마 자격을 잃었기 때문이다.
지난달 경찰이 그를 '극단주의 상징물 시위' 혐의로 체포한 뒤 재판에 넘겼고, 법원이 벌금형을 선고하기도 했다. 나데즈딘이 2023년 푸틴 대통령의 정적이었던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영상을 게시했다는 이유였다.
나발니는 2024년 2월 옥중 의문사했다. 푸틴 대통령은 그해 3월 대선에서 5선에 성공했다.
d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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