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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비 무덤 내버려둬"…해리포터 팬들, 공사 노선 바꿔

입력 2026-08-10 21:56  

"도비 무덤 내버려둬"…해리포터 팬들, 공사 노선 바꿔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해리 포터' 팬들이 영화 속 가상 캐릭터 도비의 '무덤' 지키기에 나서 영국의 대규모 전력망 공사의 노선을 바꿔놓았다고 BBC 방송과 일간 가디언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도비는 조앤 K 롤링의 소설과 이를 바탕으로 한 영화 시리즈에 등장하는 집 요정 캐릭터로, 영화에서 주인공 해리가 자신을 돕다가 죽음을 맞은 도비를 묻는 장면은 웨일스 펨브로크셔에 있는 프레시워터 웨스트 해변에서 촬영됐다.
이 해변은 영국 문화유산 관리 기관 내셔널 트러스트 소유로, 이곳에 설치됐던 해리 일행의 피난처 '셸 코티지' 세트장은 철거됐으나 해변을 찾은 팬들은 '여기 해방된 요정 도비가 잠들다', '도비, 편히 쉬기를' 등이 쓰인 돌들을 쌓아 가상의 무덤을 만들었다.
영국 에너지 기업 내셔널 그리드는 영국과 아일랜드를 잇는 4억3천만파운드(약 8천230억원) 규모의 해저 케이블 전력망 '그린링크'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계획상 이 전력망이 프레시워터 웨스트 해변을 지날 것이라는 소식이 알려지자 팬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이 프로젝트 매니저 사이먼 루들램은 BBC와 인터뷰에서 "정말로 전화 수백 통이 걸려 왔다"고 전했다.
도비에 대해 잘 알지 못했던 루들램은 "한 동료가 '우리가 도비 무덤을 직통으로 지날 것 같다'고 하기에 '도비가 누군데?'라고 되물었다"며 "허구의 캐릭터인데 무슨 상관이냐고 하자 동료가 '아니다, 정말 정말 중요한 문제'라고 했다"고 말했다.
결국 회사는 새로운 노선을 설계해 '도비의 무덤' 부분을 피해 가기로 했다.
루들램은 "(변경된 노선이) 진짜 청동기 시대 유적에 꽤 가까워졌지만, 도비의 무덤은 피했다"며 "많은 사람이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내셔널 트러스트는 2022년 의견 수렴을 거쳐 '도비의 무덤'을 일단 그대로 남겨두는 데 동의했으나 생태 환경을 위해 방문객들에게 양말을 비롯한 '추모 물품'은 남기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cheror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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