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쟁 해역' 남중국해 환경보호 명분으로 영유권 주장 강화

(서울=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중국이 영유권 분쟁 해역인 남중국해의 해양 생태 환경을 평가한 보고서를 발표하며 필리핀을 비판했다.
남중국해를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면서 중국이 환경보호를 명분으로 분쟁 해역에 대한 영유권 주장을 강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자연자원부 남해국은 지난 14일 '2025년 남해구 해양생태 조기경보·모니터링 공보'와 '2025년 남해구 해양생태 보호·복원 공보'를 발표했다.
중국 당국은 이번에 공개한 조기경보·모니터링 공보가 남중국해 파라셀 군도(중국명 시사군도·베트남명 호앙사군도),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군도·베트남명 쯔엉사군도·필리핀명 칼라얀군도), 맥클스필드 군도(중국명 중사군도)와 주변 암초의 전반적인 생태 환경과 관련해 나온 첫 종합 평가라고 밝혔다.
이번 보고서들은 이들 9곳의 생태 현황을 다루면서 섬 생태계를 유형별로 보호·관리하기 위한 근거를 제공한다고도 설명했다.
당국은 보고서에서 남중국해의 전반적인 해양 생태 환경이 비교적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는 있으나, 영유권 분쟁 중인 암초 2곳의 생태 환경이 악화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스프래틀리 군도 내 샌디 케이(필리핀명 파가사 암초2·중국명 톄셴자오)와 세컨드 토머스 암초(중국명 런아이자오·필리핀명 아융인)의 해양 환경이 특히 심각하게 악화했다면서 필리핀에 책임을 돌렸다.
당국은 샌디 케이의 경우 대량의 불가사리 발생과 열대성 저기압에 필리핀이 인근 섬에서 지속적으로 벌이고 있는 건설 작업 등이 생태 악화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발표에 따르면 이 지역의 산호 피복률(살아있는 경산호로 덮인 면적의 비율)은 2016년과 비교해 70% 감소했다.
중국 당국은 필리핀과의 주요 충돌 지점인 세컨드 토마스 암초에 대해서도 산호 피복률이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그 원인으로 암초에 좌초된 외국 군함을 지목했다.
중국은 필리핀이 1999년 세컨드 토마스 암초에 시에라 마드레함을 고의로 좌초시켜 병력을 주둔시키고 있다며 이를 '불법 점거'로 규정하고 철거를 요구해왔다.
이번 발표는 중국이 남중국해에 있는 스카버러 암초를 국가급 자연보호구역으로 지정하고 해경 등의 상시 순찰 체계를 구축하면서 미국과도 갈등이 고조된 상황에서 나왔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 8일 성명을 내고 중국이 스카버러 암초(중국명 황옌다오·필리핀명 바조 데 마신록)에서 강압적으로 남중국해 영유권 관철을 시도하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국무부는 "스카버러 암초에서 불안정을 야기하는 '자연보호구역'을 강행하고 필리핀 어부들을 전통적 어장에 접근하지 못하게 하는 중국의 조치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 외교부는 미 국무부를 겨냥해 "남중국해의 긴장을 과장하고 대립을 부추기는 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지난해 중국 당국은 남중국해 권역에서 총 66건의 해양 생태 복원 사업을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 비용은 50억위안(약 1조원)에 달했다.
suk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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