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 여건·중앙정부 주도·평가 체계 부재 등이 한계로 꼽혀

(세종=연합뉴스) 송정은 기자 = 공공기관 지방 이전 정책이 수도권 기능 분산과 혁신도시 조성이라는 성과를 냈지만, 지역 생태계와는 충분히 결합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결국 단순한 기관의 지역 이전뿐만 아니라 지역 연계가 중요하다는 제언이다.
19일 학계에 따르면 조세재정연구원 공공기관연구센터가 지난 6월 발간한 '공공기관과 정책 연구'에 정성호 한국재정정보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런 내용의 '공공기관 지방 이전 정책의 전개와 구조적 한계' 논문을 실었다.
정 연구위원은 법령과 자료, 선행연구를 바탕으로 제도 분석과 문헌 분석, 사례 기반 질적 정책 분석을 통해 공공기관 지방이전 정책의 구조적 한계를 분석했다.
우선 이전 기관의 기능이 지역 산업·대학·연구기관·기업과 충분히 결합하지 못하면서 기능적 연계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점이 지적됐다.
정주와 인재 정착의 문제도 있다. 이전 기관 종사자와 지역인재가 장기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정주 여건과 생활권 형성이 충분히 선행되지 못했다는 평가다.
또 중앙정부 주도로 기관의 입지를 배분하는 방식으로 인해 지방정부와 이전 기관, 지역대학, 지역기업 사이의 파트너십은 상대적으로 약한 것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평가와 학습체계의 부족 문제도 지적됐다.
기관 이전 완료 여부나 혁신도시 조성 실적을 넘어 지역별 성과 차이를 진단하고 후속 정책으로 환류하는 평가와 학습 체계가 구축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국내 혁신도시 사례도 이러한 해석을 뒷받침한다.
나주 빛가람혁신도시는 한국전력공사와 에너지 관련 기관의 집적을 통해 이전 기관의 기능과 지역산업 전략이 결합할 가능성을 보여줬다.
하지만 공공기관 중심의 집적이 민간기업·대학·연구기관·지역인재 정착으로 확장되기 위해서는 별도의 연계 전략과 장기적 조정 체계가 필요하다고 논문은 지적했다.
부산 문현금융단지도 금융 관련 공공기관을 한곳에 모으면서 지역 특화 전략의 가능성을 보여주지만, 민간 금융기관이나 핀테크 기업, 전문 서비스업, 지역 대학의 인재 양성 체계와 결합하지 못하면 단순한 금융 공공기관 집적지에 머물 수 있다는 것이다.
충북혁신도시는 정주 여건과 생활권 형성이 충분히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기관 이전이 지역인재 정착과 생활 기반 형성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정 연구위원은 "결국 공공기관 지방 이전의 효과는 '이전' 자체가 아니라 지역 내 산업, 인재, 생활, 거버넌스와의 '결합'에 의해 좌우된다"고 했다.
이에 공공기관 이전의 기준은 지역 간 안배에서 기능적 적합성으로 전환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어떤 기관을 어느 지역에 배치할 것인지는 단순히 지역별 형평성만으로 결정해서는 안 되고, 이전기관의 고유 기능이 지역의 산업구조, 대학·연구 기반, 기업 생태계, 노동시장, 지방정부의 발전전략과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를 검토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정주 여건과 인재 정착도 후속 보완과제가 아니라 초기 설계의 핵심 조건으로 다뤄져야 하며, 주거·교육·의료·문화·교통·돌봄·가족 동반 이주 여건이 지역발전 효과를 좌우할 핵심 인프라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지방 정부, 이전기관, 지역 대학·기업, 시민사회가 정책 의제 설정과 형성 단계부터 참여해야 하며, 평가 역시 단순한 인구 증가뿐만 아니라 지역 생태계와의 협력 수준을 기준으로 추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s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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