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시리아 공군기지 공습 후 양국 사흘째 신경전

(카이로·이스탄불=연합뉴스) 김상훈 김동호 특파원 = 시리아 내 튀르키예 군사력 증강을 의심해 공군기지를 공습한 이스라엘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을 향해 위험한 모험을 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20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엑스(X)에 에르도안 대통령을 직접 거론하면서 "그가 시리아에서 튀르키예를 위험한 모험에 끌어들이고 있다"고 썼다.
그는 이어 "이스라엘은 그 누구라도 자국의 안보를 위협하도록 결코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츠 장관은 또 "에르도안 대통령은 스스로를 방어하려는 이스라엘의 굳건한 결의를 시험하려 들기보다는, 차라리 튀르키예 의회에서 이스라엘을 겨냥해 현실과 동떨어진 공상적인 수사나 계속 늘어놓는 편이 나을 것"이라고 직격했다.
카츠 장관의 이 같은 거친 발언은 최근 이스라엘군이 시리아 내 공군 기지를 전격 폭격한 것을 두고 이스라엘과 튀르키예 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나왔다.
국경을 맞대고 있는 시리아에서 튀르키예의 영향력 확대에 민감하게 반응해온 이스라엘군은 지난 18일 시리아 이들리브주에 위치한 아부 알주후르(알두후르) 공군 기지를 공습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시리아가 이 기지에 튀르키예군의 배치를 허용해 '안보 현상 유지'를 위반할 위기에 처해 있었다며 폭격 배경을 밝혔다.
이스라엘 측은 이러한 병력 배치가 자국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시리아에 거듭 경고했으나 시리아가 이를 무시했다는 입장이다.
시리아와 튀르키예 양국 정부는 이스라엘의 병력 증강 주장을 전면 부인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튀르키예는 이스라엘의 주장을 터무니없는 의혹이라고 일축하며, 시리아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표적으로 삼은 불법적인 공습을 정당화하기 위한 핑계라고 연일 맹비난하고 있다.
이날 튀르키예 국방부 관계자는 취재진과 만나 "이스라엘의 공격 이전이나 공격 당시 알주후르 기지에 튀르키예 군사 대표단은 없었다"고 말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튀르키예 국방부의 제키 악튀르크 대변인은 별도 브리핑에서 "이스라엘의 인접국에 대한 군사개입이 정상적이고 용납될 수 있는 행위라는 인식이 절대로 뿌리내려서는 안 된다"라고 지적했다.
악튀르크 대변인은 "우리의 최우선 과제는 이 지역이 더는 분쟁과 불안정에 휩싸이는 것을 막고 평화와 안보를 영구화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시리아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수호하고 안정과 안전을 구축하기 위한 노력과 기여를 계속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의 경고성 공습에도 불구하고 튀르키예가 시리아에 대한 군사지원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발언이다.
미국의 시리아 특사인 톰 배럭 주튀르키예 미국 대사는 이스라엘의 이번 공습이 지역 안정을 진전시키지 못하는 불필요한 긴장 고조 행위라고 지적하며 양측의 자제를 촉구하고 있다.
배럭 특사는 전날 이스라엘 일간 예루살렘포스트 인터뷰에서 18일 공습 상황을 두고 "튀르키예군은 이스라엘의 항공기가 시리아 기지로 향하고 있다는 사실과 목적을 몰랐기 때문에, 자신들이 공격당하고 있다는 생각에 전투기를 긴급 출격시켰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은 심각하고 우려스러운 일이었다"며 "이스라엘과 튀르키예, 시리아 간의 직접적인 군사적 충돌로 급속히 확대될 수 있는 실질적인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고 짚었다.
배럭 특사는 외교적 대화를 통해 물리적 충돌을 예방해야 한다며 "이스라엘과 시리아 사이에 분쟁 완화 기구를 재출범시키는 문제를 놓고 당사자들과 비공개 협의 중이며, 튀르키예도 직간접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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